• 지만원 박사는 24일 자신의 웹사이트 시스템클럽에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가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신씨가 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게 된 이유는 지씨가 자신을 ‘주사파’라며 허위사실을 적시했고 보수로 분명히 전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빨갱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씨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면 지난 16일 서울지검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어 신씨의 지씨 고소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신지호를 ‘친북좌익’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일 신씨가 정말 지씨를 고소했다면 나는 신씨가 지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 주길 부탁한다. 이념 공격을 받고 있는 신씨의 불편한 심기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이해를 한다. 나 역시 데일리서프와 서프에 기고를 했는 등의 관계로 아직도 보수사회에서 내가 노 대통령 지지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나를 그만큼 ‘거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나는 현재 특별한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지만 신씨는 자유주의연대 대표로 보수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지씨의 공격이 더욱 불쾌할 것이다. 그러나 신씨는 이런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신씨를 ‘친북좌익’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신씨가 ‘친북좌익’이라면 나는 ‘극좌 파시스트 공산주의자’다. 그리고 뉴데일리는 ‘좌파매체’다. 당연히 이런 표현은 말도 안된다.

    만약에 신씨가 지씨와의 소송에서 이겨도 보수사회에서 여전히 신씨를 친북좌익으로 보는 극우파들은 앞으로도 계속 신씨를 공격할 것이다. 그러니까 굳이 지씨를 고소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지씨가 계속 신씨를 이념공격해도 설득력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씨가 사실상 극우인사라고 해도 결국 보수사회의 한 구성원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를 해서 처벌을 받도록 만든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나는 신씨와 지씨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라며 이번에 고소를 했으니 앞으로 지씨는 신씨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는 특별히 표현을 조심할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신씨가 한 발 물러서서 지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 줬으면 한다.

    지만원 식 논리의 허구

    이제는 지씨의 신지호 비판에 대해 반론을 하도록 하겠다. 지씨는 여전히 자유주의연대가 친북좌익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강정구 교수의 구속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해서 친북좌익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모든 사안을 일일이 법으로 해결하지 않길 바라는 온정의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 지씨의 이런 논리는 내가 지씨에 대한 고소를 신씨에게 취하하라고 했다고 해서 신씨가 나를 극우파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일은 가급적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려 해야지 법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후의 순간에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지씨와 신씨가 고소까지 오기 전에 얼마나 대화를 하고 타협노력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소를 남발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지씨는 자유주의연대가 북한도 하나의 정부라고 지칭했다고 주장하여 문제가 된다고 하지만 이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지난 용천 참사 때 북한을 하나의 정부로 인정하는 발표를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지씨는 신씨가 국보법 7조의 폐지를 주장했고 우파들이 반공이데올로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지만 우파들이 반공이데올로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지씨가 주장한 것이 아니라 반공이데올로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 것일 뿐이다.

    국보법 7조의 문제에 있어서도 단순히 이 한 가지 사실만 갖고 신씨를 친북좌익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다. 그렇게 치면 지만원 박사는 지난 96년 한국과 북한의 영구분단을 주장했다. 영구분단론의 골자는 남북 공히 유엔의 감시를 받아 10만 군축을 달성하며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버리고, 남과 북이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고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꿔 평화공존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 자체도 극우보수주의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씨를 ‘친북좌익’으로 보는 이는 사실상 아무도 없다.
      ·
    지씨는 이념공격을 남용하지 말라

    우리 기성세대들 가운데는 일부 소수의 인사들이 아무한테나 빨갱이나 친북세력이라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식의 잣대로 계산하면 김정일을 만나고 온 박근혜도 친북좌익이다. 박근혜를 친북좌익이라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

    사실 이들이 아무한테나 이념공격을 남용하는 최대의 이유는 권력욕 때문일 것이다. 권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대를 찍어 눌러야 하는데 그것에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방책은 이념공격이다.

    자유주의연대가 북한 정권을 완전히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친북좌익이라면 사실상 우리 국민 가운데 친북좌익이 아닌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씨가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영구분단을 통해 이루자고 제안했듯 대부분의 국민들은 남과 북의 긴장이 완화되길 바란다. 그리고 노동운동가 가운데는 일반적인 진보좌파도 있을 것이고 혹시 간혹 김정일의 노선에 동조하는 부류도 매우 극소수 있을 지도 모른다. 모든 노동운동가를 빨갱이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 지씨 스스로도 많은 모함을 당해왔다는 것이다. 지씨는 ‘영구분단론’ 때문에 이념이 불분명한 사람으로 모함을 받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씨는 절대 좌익이 아니다.

    끝으로 지씨는 자유주의연대가 진정한 고백도 안했고 386주사파와 싸우지도 않았고 그들의 정체와 국가파괴행위를 고발하지도 않았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지씨는 자유주의연대가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지씨는 자유주의연대가 자기가 듣고 싶은 고백을 해주길 바라며, 자기가 원하는 행위를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자유주의연대의 보수운동이 참여연대와 같은 거대 단체와 맞설 만큼 우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지씨의 주장처럼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신지호, 지만원 고소 취하해야

    이젠 신씨의 문제를 짚어보겠다. 일단 지씨는 신씨를 지칭해 주사파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씨는 신씨가 완전히 전향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신씨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지씨의 주장을 일일이 문제삼는 것도 불필요한 일이다.

    내가 아무리 뉴데일리에 열심히 글을 써도 ‘곽호성이 친노세력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사람의 말에 일일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어차피 막대한 이권을 바라고 보수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니 ‘곽호성이 친노세력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가 싫다는 것으로 알고 그 사람을 멀리하거나 공개해명을 하면 그만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어차피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나를 제거하고자하는 목적을 이미 갖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곽호성 제거라는 목표에 모든 사안을 꿰어맞춘다. 내가 노무현 씨 아들의 고등학교 후배라면 그것만 갖고도 곽호성은 노무현의 하수인이라고 우길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신씨는 지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 주길 바란다. 지씨는 그동안 많은 소송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지씨의 주장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결과도 있긴 하지만 대화로 해결할 수 있고, 그 주장 자체가 지나친 점이 많아 별로 설득력도 없는 주장을 일일이 법으로 상대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혹하게 법으로 공격받은 측면도 있다. 물론 지씨의 소송 가운데는 지씨의 주장이 과학적으로 설득력있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게 끝나버린 소송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씨가 보수인사인 신씨에게 까지 고소를 당하고 고초를 겪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별 소용은 없겠으나 지씨에게 지나친 이념공격을 자제하기를 부탁한다. 지씨 스스로 모함이나 과도한 이념공격을 당해 억울한 적이 있었으니 다른 사람이 모함이나 과도한 이념공격을 받았을 때 얼마나 분통이 터질 지는 이해가 될 것이다. 일단 지씨와 신씨가 한 걸음씩 물러서서 냉정을 찾길 바란다.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