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혁명당 재건 위원회'(인혁당 재건위)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1974년 북한의 지하조직으로 몰려 피고인 8명이 확정판결 18시간 만에 사형당한 인혁당 사건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법원의 무죄판결 소식에 박 전 대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판결 직후 유족들은 박 전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열린우리당도 "박정희 독재정권의 사법 살해사건이었다. 그 독재의 딸이 다시 이 땅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죄하고 죄값을 치러야 할 당사자가 누구인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서영교 부대변인)며 곧바로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정동영 전 당의장은 24일 라디오에 출연해 "연좌제는 반대한다.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일은 아버지 일이고 딸은 딸이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박 전 대표도) 보통사람이 아닌 정치 지도자이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원 판결에 열린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역시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표시절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유신사과 요구에 "법적으로 전부 결론이 난 사안들"이라며 맞받아친 바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이번 판결은 대권행보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전체 신청사건 1만859건의 조사 개시를 결정하고 올해안에 1000건 정도를 진실규명할 계획이라 밝혔고 유신시절 각종 판결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상황으로 까지 치닫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문제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수 있다. 

    또 이번 인혁당 사건 판결을 계기로 유신시절 당시 법원 판결에 대한 각종 소송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인혁당 사건 변호인측은 박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소원도 준비중이다. 박 전 대표로선 어떻게든 이번 문제를 털고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의 대선후보가 된다해도 본선에서 인혁당 문제등 '과거사'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농후하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도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정리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는 했는데…"라며 매우 곤혹스러워했다. 23일 밤에는 이 문제를 놓고 긴급회의를 열었고 이날 중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분간 여당의 공세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박 전 대표로선 큰 짐을 떠안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