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하정우 차출설에 "작업 넘어가면 안 돼"정청래, 하정우에 부산 보궐선거 출마 요청 계획하정우 존재감↑ … 당청 엇박자에 '약속 대련' 지적與 일각 "정치적 계산 의한 인재 차출은 국가 손실"
  • ▲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연합뉴스
    ▲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차출설에 휩싸인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작업에 넘어가면 안 된다"면서 하 수석에게 청와대 잔류를 주문했지만 정 대표는 계속해서 출마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여권이 하 수석의 몸값을 키워주고진 약속대련을 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하 수석이 실제 출마하면 AI 정책의 공백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하 수석을 향해 "하GPT(하 수석의 별명) 요새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오는 것 같은데"라면서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하정우 차출론'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앞서 정 대표는 삼고초려를 거론하며 하 수석에게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터였다. 하 수석도 "고민을 안 할 수는 없다"면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하 수석의 출마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의 구애는 계속됐다. 민주당 내에서 하 수석 영입이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아울러 정 대표는 이번 주 하 수석을 만나 출마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하 수석의 출마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당내 인재만으로 선거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야권 후보군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보수·우파 진영의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유력 주자를 수혈하기 위해 청와대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이와 관련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현재 부산 북구갑을 지키고 있는 전재수 의원의 후임자로 하 수석을 꼽으며 "부산의 미래를 상징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고 밝혔다.  

    하 수석이 '스타 인재'로 급부상한 데에는 이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이 대통령이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신설한 AI미래기획수석에 하 수석을 임명했을 때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존의 정치권 인사가 아닌 기업 출신에게 국정 핵심 과제인 AI 정책의 총괄을 맡김으로써 하 수석에 대한 존재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각종 회의나 공개 석상에서 하 수석을 직접 거론하며 띄워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도중 하 수석을 가리켜 "하GPT의 고향도 부산 아닌가. (서울에) 오지 말고 그냥 여기 계시면 어떠냐"고 농담을 던졌다. 지난 2월 경남 거제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도 "우리 하GPT도 경남 출신이라던데"라고 했다. 

    그랬던 이 대통령이 하 수석의 차출론에 보인 반응을 두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하 수석의 인지도와 몸값을 올려주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이 겉으로는 청와대에 남으라고 했지만 하 수석이 출마한다고 하면 어떻게 막겠나. 또 민주당이 계속 영입을 시도하면 경고할 텐데 그게 아닌 것 같다"며 "밖에서 보면 민주당과 청와대가 약속 대련 방식으로 하 수석의 몸값과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정부가 AI 3대 강국 진입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한 상황에서 하 수석의 선거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AI 정책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하 수석의 이탈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김민주 경기 오산시장 예비후보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하 수석의 출마설에 대해 "역량 있는 인재가 정치적 계산에 의해 차출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하 수석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최종적으로 이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0일 JTBC 유튜브에 나와 "대통령께서 딱 '일하라'고 지침을 주셨다"면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수석으로 남겠다고) 약속해도 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대통령 뜻이 바뀌면 어떡하나"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대통령 뜻이 안 바뀌면 안 나가는 건가'라고 묻자 하 수석은 "그럼요"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