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0일 사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좌충우돌'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많은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 이 장관이 ‘생산한’ 이 엄청난 내용이 담긴 뉴스들에 대해 무게를 두는 정부 관계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게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장관의 ‘말 값’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취임 직후 대북 쌀 지원이 공짜가 아니라 차관 방식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대북 쌀지원은 시작 때부터 차관 방식이었고 이 사실은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수백 번도 더 되풀이 됐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이 이걸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니, 진짜 놀랄 사람은 국민들이다.

    이 장관은 대북 지원을 인도적 차원에서 무상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면서 “대북 지원이 어떤 정치적 상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게 만들겠다”고 했다. 대북 쌀 지원이 차관방식인 줄 알고 대경실색한 이 장관이니 정부가 거듭거듭 “6자회담에서 북이 핵 폐기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밝혀야 대북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을 알 턱이 없다.

    이 장관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선 “북한의 빈곤에 대해 3000억달러 수출국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북의 빈곤이 북핵의 한 원인”이라는 말도 했다. 아마 이 말에 가장 놀랐던 사람은 인민을 굶겨 중국 땅을 헤매고 다니게 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었을지 모른다.

    이 장관이 인사 청문회에서 ‘6·25전쟁을 남침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느니 ‘북의 인권탄압 증거가 없다’느니 하는 말을 했을 때만 해도 그가 이념적으로 너무 편향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와 보니 그게 다 몰라서 하는 말이라는 게 정확할 듯하다.

    이 장관이 입을 열면 통일부 직원들은 뒷수습에 진땀을 흘린다고 한다. 이 장관은 9일로 예정됐던 라디오 인터뷰를 갑자기 취소했다. 사고발생의 염려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말 사고가 염려되면 언론 인터뷰는 취소하면 된다 할지라도, 이 장관이 북한과의 회담에서 이런 실수를 안 한다는 보장이 없는데 그때는 어찌할 작정인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