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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8일 당의 대선후보들에게 재차 경고를 보냈다. 각 후보진영 측에서 당의 경선방식과 시기를 두고 연일 목소리를 키우며 장외에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양새가 계속 표출될 경우 당이 주도적으로 대선후보를 관리하긴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문제는 연일 계속되는 경고가 이런 후보진영간 다툼을 진화하기 힘들다는데 강 대표의 고민은 더 크다. 강재섭 지도체제가 이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간 대리전 논란속에서 출발했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이재오 최고위원을 겨냥해 맹비난을 쏟으며 이미 '불공정 경선 시비'는 촉발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앞서가는 이 전 시장과 뒤쫓고 있는 박 전 대표 모두 경선방법과 시기를 두고 신년초 부터 힘겨루기를 진행하고 있어 지도부의 당 장악력과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이런 당 분위기를 방치할 경우 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대선주자에 끌려 다닐 수 있고 이 경우 당이 분열 혹은 분당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미 현 지도부가 대선주자를 '관리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속되는 강 대표의 경고는 이런 당 분위기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강 대표는 아무런 인사말 없이 바로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이번 주는 새 지도부가 출범된 지 6개월을 맞이한 주간"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심기일전하고 매진하자는 각오를 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곧바로 대선주자 진영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당의 대선후보 경선방식과 관련해 지나치게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무분별하게 보도되고 있고 후보들 측에서 관련된 여러 견해를 산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지도부는 공정경선관리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앞으로 늦어도 2월 중순까지는 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경선방식과 시기를 공정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이미 각 후보진영으로 부터 부정적인 답변을 들은 바 있는 2월 경선준비위원회 발족을 강 대표가 강행하려는 것은 주도권을 대선후보가 아닌 당이 갖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이미 여러차례 당 중심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강 대표는 "후보들 쪽에서 너무 말을 많이해 나가버리면 나중에 경선방법과 시기를 조율하고 경선준비활동을 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당을 믿고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