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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봉화산 일출제

입력 2007-01-03 09:56 수정 2009-05-21 12:07

마산 창동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을 지켜본 후 주변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냈다. 일출제가 열리는 구산면의 봉화산으로 향했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 봉화산 정상 부근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 30분이었다. 

봉화산은 이미 새해 일출을 보러 두 차례 왔던 곳인데, 공사로 인해 도로구조가 약간 바뀌어 정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약간 헷갈렸다. 정상 부근의 토지 일부가 개인에게 팔리면서 도로공사와 건물 신축 등으로 길이 일부 끊겨 임시로 정상으로 연결되는 새길을 내었다고 했다. 이 공사가 끝나면 도로포장이 다 이루어져 내년에는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주변이 너무 어둡다보니 해가 올라오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도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주변 야경은 참 아름다웠다. 봉화산 정상에 서면 마치 섬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마산의 바닷가 끝자락에 솟은 산이라 바다가 빙 에워싸고 있다. 바다 건너에 가까운 마산 시내와 창원, 진해가 발 아래에 펼쳐져 있으며, 멀리 가덕도 거제도 통영 고성까지도 한눈에 들어와 전망이 빼어나다.

마산의 숨겨진 일출명소인 봉화산(237m)은 아직 마산 사람들도 모르는 이가 많다. 마산에는 모두 3개의 봉화산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낮은 구산면 난포리의 뒷산인 봉화산의 일출로 명품이다. 마산의 많은 일출명소 중 단연 으뜸으로 꼽을 만한 곳이 바로 봉화산이다.

봉화산은 1961~1972년까지 해군부대의 미사일기지가 있던 곳으로 한동안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오던 곳이었다. 산 정상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조선시대에 설치된 봉수대로 위급상황시 거제에서 전해오는 봉수를 받아 마산의 최고봉인 무학산으로 전달하였다고 한다.

봉화산에 오르면 마산만과 진해만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주로 부도를 비롯한 섬 위로 일출이 떠오른다. 해가 솟아오르면서 발 아래의 바다를 선홍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에 나그네의 마음에도 파도가 일어난다. 일년에 몇 차례는 수평선 위로 바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000년부터 매년 구산면문화체육회에서 봉화산일출제 행사를 열었으니, 올해로 벌써 8회째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이곳 구산면의 특산품인 홍합을 끓여서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었다. 커피, 녹차 등의 각종 차도 무료로 마실 수 있어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산한 것 같았으나 새벽 5시가 넘어서자 차량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주차공간은 차들로 넘쳐났다. 

조금 지나자 문화체육회에서 일출제에 참여한 시민들을 위해 떡국을 나누어주었다. 시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차례대로 떡국을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침 6시 30분에 새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사물놀이가 신명나게 펼쳐져 새해일출을 보러나온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사물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제례에 올릴 음식들이 상 위에 올려졌다. 아침 7시에 ‘해맞이 제례’가 시작되었다. 초헌관은 전용열 구산면장이, 아헌관은 이종균 구산면 문화체육회장, 종헌관은 윤병준 구산면 향우회장이 맡았다. 대축관은 장춘기 이장자율회장, 좌집사는 김영곤 새마을협의회장, 우집사는 이민진 구산면 청년회장이 나섰다. 이용진 향우회사무국장이 사회(집례관)를 맡아 제례를 진행했다.

제례를 시작할 무렵에는 제법 어두웠는데, 행사가 진행되면서 봉화산 전망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났다. 처음에는 플래쉬를 터뜨리면서 사진을 촬영했지만, 여명이 밝아오면서 바다가 발 아래 펼쳐지자 제례지내는 풍경이 그토록 살가울 수가 없었다. 

제례지나는 풍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넘실대며 새해의 기운을 전해주고 있었다. 플래쉬를 작동시키지 않으니 그 바다까지 그대로 담겼다. 마치 신선이 바다 위의 바위섬에서 술을 따르는 모습처럼 그 풍경이 숨을 멎게 했다.

제례가 끝난 후 일반 시민들이 참석해서 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돼지머리에 지폐를 올리고 정성껏 절을 하며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제례가 끝나고도 한참동안 해님은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수평선 부근에 구름이 옅게 깔려 있어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좀 더 오래 추위에 떨게 만들었다.

“야! 나온다! 나온다.”
“와! 새해 나왔다.”
구름사이로 초생달같은 해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잠시 뒤 반달모양이 되었다가 이내 둥근 제모습의 해가 나오자 다들 바빠졌다. 셔터를 연신 누르며 카메라에 해를 담는 사람,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소원을 비는 사람도 있다. 해를 맞이하는 모습을 다들 다르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만큼은 다들 똑같았다.

그렇게 2007년 정해년 새해가 나그네에게 다가왔다. 필자 역시 돼지띠라 더욱 반가운 해였다. 구름이 깔린 탓에 일출 모습이 한결 더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마치 불새가 해를 물고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 위로 배가 포물선을 그리며 지나가자 멋진 화폭이 된다.

일출을 보고 나오는 길에는 제법 길이 막혔는데, 평소 1시간 거리인 집까지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 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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