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간만에 친구의 홈페이지에 들렀다 굉장한 사진을 보았다. 휴가때 찍은 사진이라며 올린 사진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는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따쁘롬(Ta Prhom)'이라는 사원이었다.
     
    거대한 손이 집을 송두리째 삼킬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열대 무화과 나무, 방금 킹콩이 지나간 듯 바닥이 무섭게 부수어 놓은 보리수 나무 뿌리. ‘오, 놀랍다.’ 단순히 못보던 풍경이라서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한 사진이였다.

    따 쁘롬(Ta Prhom)은 통행로만 만들어 놓은 것을 빼고는 전혀 복구를 하지 않은 사원이라고 한다. 자연이 어떻게 사원을 무너뜨리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기 위하여 일부러 사원을 복원하지 않았는데, 자연의 무서운 생명력 앞에, 무력해지는, 보잘것없는 인간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한 두 주전쯤 본 ‘과학카페’라는 프로가 떠 올랐다. 슈퍼태풍으로 인해 소양댐이 무너지면서 물바다가 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 준 프로그램이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였다.

    자연, 어머니 같이 넉넉한 품으로 안아만 줄 것 같은 자연이지만, 늘 너그럽지만은 않다. 지난 여름의 쓰나미에서도 우리는 톡톡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의 참을성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이제 기다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