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강산을 알록달록 수놓은 “단풍의 계절” 을 뒤로 하고 코끝 찡긋하게 만드는 찬바람의 계절이 다가왔다. 추운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은 산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2006년 가을 산에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찾아 왔다. 이는 주5일 근무제로 인한 여가문화의 변화와 우리 국민에게 산 자체가 친숙하고 가까운 휴식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통계청과 여러 설문조사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가 시설의 이용현황” 및 “여가 활용을 위해 찾아가고 싶은 곳?”이란 질문의 응답에 “산”이 당당히 1위에 등극(?)한 것만 보아도 얼마나 산이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한 휴식공간으로 인식되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산을 찾는 발길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하여 산이 아파하고 허약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묵묵히 인간 문화의 발전을 바라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던 산! 작은 물질에서부터 자신의 생명까지 아무 말 없이 모든 걸 내놓았던 우리들 어머님의 모습을 닮은 산! 그러나 우리는 그 은혜를 모른 채 마치 산의 주인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갖고 좋은 나무와 이쁜 꽃을 보면 자연스럽게 뽑거나 꺾어버린다. 또한 들고 온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은 당연하다는 듯이 일어난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우리의 행동에 산은 사계절 내내 몸살을 앓고 있다. 봄철에는 산나물과 산약초를 캐는 약초꾼과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다가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아온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로 가을철이 되면 단풍놀이를 즐기려는 많은 등산객으로 인한 소음과 쓰레기 등으로 또 한번의 고난의 계절을 보낸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에 그나마 한숨을 내 쉴 때쯤이면 어느새 해맞이를 보러오는 사람들의 고함과 발소리를 시작으로 고난의 한해를 시작해야만 한다. 그래도 훼손을 막고 건강한 산을 만들기 위해 '숲가꾸기 사업' '휴식년제' '백두대간 보호법' 등 갖은 사업과 제도를 만들어 실행하고 있으나 이는 산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작은 치료에 불과하다. 소수의 치료보다는 국민 모두 하나가 되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킨다면 산을 지키고 건강하게 만드는 예방법이 될 것다.
     
    이제 우리는 산에 갈 때 꼭 “산의 주인은 나무와 동물이고 나는 산을 방문하는 손님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산을 방문해야 할 것이다. 주인의 허락없는 공간(등산로 등)외에는 출입을 하지 말것이며 남의 집에 오물을 버리거나 소음을 일으키는 일 역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곳의 동물을 괴롭히거나 나무 등을 꺾는 행동은 폭행죄(?)나 절도죄에 해당하는 중범죄와 같은 것이므 로 이 역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봄철, 가을철에 인화물질을 가져가거나 산림연접지에 불을 놓는 자는 방화죄에 해당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산의 주인이 나무와 동물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가 지금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산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예의만큼은 꼭 지켜 산의 주인들이 건강하고 밝게 살수 있도록 하자. 산에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이상 고통을 안겨주는 손님이 아닌 반가운 손님 아니 친구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