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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에 눈빛 모아 책을 읽고
뜻 있는 벗들과 붕당하여
민족통일을 꿈꾸던 선비님들
원대로 관청에 올라 정사를 돌보나
매일 이어지는 남북의 술자리에
평양기생 어여쁜 손에 이끌려
국사를 크게 그르치누나
진홍이 얼굴에 물든 엷은 햇살
고운 빛깔 넋잃고 바라보다가
화월이 대동문 성루에 올라
은비녀치며 부르는 노래에 쓸려
취월이 쪽빛 고운 가을하늘
거문고 안고 한세월 보내자하니
그간에 쌓은 형설의 내공이
우르르 무너짐을 어이하랴
겉으로는 절대핵 개발않겠다
육자회담 이자회담 갖고 놀더니
김정일이 여는 핵시대 핵실험에
강릉까지 핵꽃가루가 날아들어
남녘 사람들 철렁 놀란 가슴
파랗게 질린 얼굴을 감추고
애국세력결집 몸으로 막아내니
그때서야 국민들 원하는대로
돌아가지 않는 남북판세에
심한 부끄러움 느끼는 이와
막판까지 밀어붙이자 어거지세!
눈덮힌 백두대간 조용히 돌아보니
이생에 통일의 꿈은 삼일천하라
남녘을 온전히 지킴만 못하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