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화국민회의를 비롯한 22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북핵반대 및 한미연합사 해체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본부’가 21일 주최한 ‘한민족 생존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국민 촛불기도회’가 열린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국가안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 9일부터 11일간 서울 시청 앞 광장과 청계광장에서 계속됐던 촛불집회를 정리하는 마지막 집회인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롯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전여옥 최고위원, 황우여 사무총장, 안경률 제1부총장, 전재희 정책위의장,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김영선 김학원 나경원 박찬숙 박계동 송영선 심재엽 이방호 의원 등 20여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김성은 이상훈 전 국방장관 등이 참가했다.

    한 손엔 양초와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는 ‘북핵규탄’이라고 쓴 카드를 들고 삼삼오오 광장에 모여든5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광장과 인권위원회 앞은 물론 서울프라자 호텔앞까지 발 디딜 틈 없이 행사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행사장 곳곳에는 ‘북핵위기 심각한데 한미연합사해체 웬말이냐’, ‘국가안보 비상사태, 영수회담 즉각 수락하라’,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결사반대’, ‘김정일 꼭두각시 윤광웅 자폭하라’, ‘김정일 기쁨조장 김근태도 자폭하라’ 등의 문구가 새겨진 수십개의 플래카드가 바람에 나부꼈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은 가슴에 ‘북핵규탄’이라고 쓰여진 분홍색 종이를 붙이고 행사장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기도회가 시작하자 한나라당 당직자를 비롯한 의원단은 눈을 지긋이 감고 기도에 전념했다. 전 한기총 회장 최성규 순복음 인천교회 목사는 “여당 대표가 개성에 가서 안내원과 춤을 췄다고 한다. 이는 내 가족 죽이려는 자와 춤추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전 최고위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했다.

    최 목사는 “우방동맹과 한미공조 굳건히 하고 각종 대북사업 중지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자, 하나님이 우리편이고 전 세계가 우리편”이라고 주장했다.

    행사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발전기 과부하로 인해 20여분간 정전이 되면서 행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앞줄에 앉아있던 한나라당 당직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진행이 정상화될 때까지 애국가를 불렀다.

    이때 뒤늦게 도착해 서울 강서구 양천구 구민들과 함께 행사장 뒤편에서 기도회를 지켜보던 박근혜 전 대표가 행사장 앞쪽으로 이동하자 참석자들은 연신 ‘박근혜, 박근혜’를 연호했다.

    행사가 재개된 후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연설에서 “오늘 있었던 한∙미 국방장관 회의는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한미연합사 해체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국방장관은 “핵개발에 수조원이 들어간다. 북한이 무슨 돈이 있어 핵개발을 했겠느냐”며 “수십년동안 수백만의 북한 주민을 굶어 죽이면서 만든 것이 바로 핵이다. 한미공조와 UN결의를 통해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대한민국의 핵개발 ▲미국의 핵 우산 하에 사는 법 ▲북한핵 완전히 없애는 것 등이 현 상황에서 우리가 대처해야 할 방안들이라며 “미국의 강력한 핵우산 아래서 UN결의를 지키면서 핵개발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운동본부 권태근 공동대변인도 "북한과 당연히 대화와 협력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채찍이 필요한 때"라며 "금강산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을 중단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등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화국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명현 서울대 교수는 “지금 우리는 6.25 이후 가장 깜깜한 세상에서 사는 듯하다”며 “집권당의 최고지도자와 청와대에서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은 우리가 꽤나 괜찮은 세상에 사는 줄 아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집권당 대표가 개성에서 젊은 여인과 춤까지 췄다고 한다. 무엇이 기뻐서 그랬느냐”며 “이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북한 핵 실험을 조그만 일로 여기고 웃고춤추고 노래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이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살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한다”, “북한핵실험 규탄한다”, “노 정부는 북한에 단호하게 대처하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사업 당장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