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KBS는 국민의 눈과 귀를 망쳤을 뿐 아니라 공해 방송이 됐다. 정연주 사장은 KBS를 최악의 방송으로 만든 사장으로 그 이름이 역사에 남을 것이다”(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 KBS 공채 9기 기자)

    “정연주 사장은 기자생활 18년으로 KBS로 치면 차장급 되는 경력으로 사장이 됐다. 군대로 치면 대위나 소령·중령급을 참모총장 시킨 것이다”(김형태 전 선거방송심의위원, KBS 공채 6기 기자)

    국회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한 사람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코드인사’에 이어 연임 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KBS 정연주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나라당 ‘편파방송저지특별위원회’(위원장 전여옥 의원)는 11일 ‘KBS 정연주 사장 연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정 사장 연임 반대 여론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주제에 걸맞게 ‘정연주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KBS출신들의 정 사장 비판은 다른 참석자들보다 날이 서 있었다. KBS 공채 9기 기자출신이면서도 한나라당 편파방송특위 위원장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날 친정을 향해 채찍을 들었다. 

    전 최고위원은 “KBS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공룡같은 집단이다. 14년 동안 KBS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당신이 받는 월급이 국민 세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공무원보다 더 큰 사명의식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정연주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KBS가 가고자 했던 공영방송에서 벗어나 역대 어느 사장보다 (KBS를) 반(反)공영방송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연주라는 이름은 KBS를 최악의 방송으로 만든 사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정 사장 취임 이후 KBS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가정에서 마구 찍은 몰카(몰래카메라)보다 못한 영상이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나간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망쳤을 뿐 아니라 이제는 눈과 귀의 공해 방송이 됐다”며 방송 품질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또한 “빅브라더(정부)에 이어 리틀시스터(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KBS를 권력 홍위병·도구로 만들었다”며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과 프로그램에 대해 의논해 보라고 한 작태는 사장 입으로 공영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어떤 정권 하에서도 보지 못한 최악의 방송사가 됐다”고 개탄한 전 최고위원은 그 책임이 정 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 사장은 최악이다. 그의 대책 없는 친북·반미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두 아들은 병역도 필하지 않고 미국에 있으면서 본인은 반미 방송을 한다는 것은 정부가 기득권을 공격하고 교육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과 코드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재·권위주의 시대에 3S(영화screen, 스포츠sport, 섹스sex)로 최악의 방송을 했다”며 KBS가 정부의 3S정책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14년 동안 KBS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5명의 사장을 모셨지만 단 한명의 방송인 출신이 없었다”며 “이는 KBS 사장으로 방송 전문인이 오지 않길 바라는 정권 때문이엇다. 방송인이 아닌 정치인을 앉히려 하는 정권과의 긴밀한 연결성이 있다”고도 했다. 또 “정 사장은 감히 연임을 꿈꿔서는 안된다.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압박했다.

    KBS 공채 6기 기자출신으로 정연주 체제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는 김형태 전 선거방송심의위원은 “지금의 KBS는 실패한 KBS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KBS 문제의 중심에는 정연주라는 인물이 있다”며 정 사장에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 사장은 동아일보 기자 5년차에 해직된 언론인으로 이후 한겨레신문에서 통신원과 특파원 논설주간 등으로 13년여 동안 근무했다. 그의 언론사 경력은 통틀어 18년에 불과하다”며 “KBS에서 18년 경력은 초급 간부인 차장이 될 경력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방송 문외한이고 언론 간부도 해보지 못했으며 한번도 부하직원을 거느려 보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의 수장이 될 수 있느냐”며 “군대로 치면 대위나 소·중령급을 참모총장 시킨 거나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KBS가 한때 정치권력에 휘둘려 잘못하기도 했지만 최소한 성실하게 일했으며 국민 절대다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방송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박정희·전두환 시대 때 치욕스럽지만 참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뭐냐.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라 KBS가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10명 중 한명도 안될 것이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