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8일 사설 '노 대통령 북 미사일 인식 위험수위 넘었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7일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나는 무력적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7·5 미사일 도발의 본질적 성격에 대해 2개월이 넘게 침묵해온 노 대통령이다. 그런 노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실제 무력 공격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발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 입장을 사실상 대변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정치적 목적’이라고 한 논리도 “미국까지 가기에는 너무 초라하고, 한국을 향해 쏘기에는 너무 큰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과 국내 좌파 친북세력들이 주장해온 논리를 답습한 인상이다.

    우리는 충격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국정 최고책임자이자 국군통수권자가 아닌가’라고 되묻고 싶을 만큼, 그야말로 위험천만인 안보관(觀)과 대북관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 열흘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결의의 전문이라도 파악하고 ‘정치적 목적’이라고 주장한 것인가. 안보리 결의는 “핵·화학·생물학 무기와 운반수단의 확산이 국제 평화와 안보의 위협이 된다”고 못박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핵·화학·생물학 탄두의 운반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앞서 적절한 사전통보를 하지 않아 민간 항공·해사 업무를 위협한 사실도 지적했다. 안보리 결의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 본질적 성격을 한반도 안보와 세계 평화를 뒤흔든 명백한 군사 도발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의 혈맹’ 중국까지 지지한 결의이지 않은가.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으로 보지 않고 무력적 위협으로 보는 언론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또 언론을 탓한 것도 모자란다는 듯 “북한이 핵실험할 것이라는 단서나 근거가 없다”고 두둔했다.
    노 대통령의 헬싱키 발언은 14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의를 감안하면 미국의 안보리 결의 이행 및 추가 제재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2004년 11월12일 국제문제협의회 LA지부 간담회에서 “핵과 미사일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 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면서 북한의 자위론을 공개리에 떠받든 사실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5월9일 몽골 발언 취지대로 남북 정상회담을 겨냥해 유화제스처를 취하는 이중 포석으로도 비친다.

    노 대통령은 5일 루마니아 교민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를 잘 조정하겠다”더니 이틀 만에 또 ‘막말 외교’를 재연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노 대통령의 비외교적 돌출 발언들로 얼마나 큰 대가를 더 치러야 한다는 말인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