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8일 사설 <’월급 도둑’ 소리 들을 공공기관 감사>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전윤철 감사원장이 언젠가 “일부 공기업 상임감사는 대차대조표도 볼 줄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공기업, 정부산하기관 등 공공기관 감사의 경우 낙하산식 보은·정실 인사가 횡행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여건에서 일이 잘될 리 없다. 따라서 놀고 먹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 공공기관 감사의 임금이 최근 몇년 사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났음이 드러났다.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이 69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2000∼2005년 상임감사 인건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평균 인건비 상승률은 78.4%다. 상승률이 100% 이상인 기관이 20개나 된다. 한국농촌공사는 무려 210.5%(5700만원→1억7600만원)로 최고를 기록했다. 일반 근로자와 공무원의 임금 상승률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다.

    임금 상승은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2003년) 이후 가속화됐다. 3년 사이에 한국석유공사는 2.8배,한국토지공사와 대한석탄공사는 각각 2.3배로 올랐다. 8000만원대에서 2억원 전후 초고액 연봉으로 급상승한 것이다. 정 의원 분석에 따르면 임용 당시 낙하산식 인사 논란이 많았던 감사의 임금이 특히 많이 올랐다. 논란 끝에 임용돼 자기 임금 올리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있을 수 없는 행태다.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감독기관인 정부 각 부처는 그동안 뭘 했으며, 감사원은 왜 눈감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명백한 직무유기다. 낙하산으로 임용된 감사들이 청와대나 여당 등 정치권에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막무가내식 임금 인상을 제어할 수 없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더더욱 한심한 일이다.

    국민과 함께 가겠다는 정부라면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이런 도덕적 해이를 방치한 채 국민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참아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차제에 공공기관 임금 실태 특별감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