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5일자 오피니언면에 언론인 류근일씨가 쓴 '2007년 유권자가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집권 좌파 군상(群像)들과 친(親)김정일 집단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터무니없는 우월감이다. 자기들이 우파보다 도덕적으로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자주·민족주의자’ ‘민주·정의 투사’ ‘개혁·진보주의자’ ‘반전·평화주의자’ ‘가난한 자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파는 ‘친미 사대주의자’ ‘수구냉전 세력’ ‘가진 자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이 웃기는 허위 의식을 전면적으로 벗길 때가 되었다.

    우월감에 빠진 자들의 언행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한없이 무례하다. 자기들 편이 아닌 사람들일랑 아예 발뒤꿈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좌파를 해야지 어떻게 우파를 하느냐”는 식이다. “성스러운 민족·민주·민중·진보를 적극 따르지는 않더라도 어찌 감히 그것을 반대하느냐”는 식이다. 이점에서 보면 상대편에 대한 저들의 일관된 말버릇이 왜 저렇게 당당하게 오만불손하고 안하무인이고 마구잡이이며 ‘숙청(肅淸)’ 식인지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저들이 그저 ‘좌파’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저들은 1류 아닌 3류 ‘얼치기’ 좌파 그리고 좌파이기 이전에 ‘마음이 꼬인’ 부류다. ‘마음 공부’도 없고 버릇·예의·교양도 없는데다 자제력마저 없는 비뚤어진 심성이 이념적 우월감과 결합했으니 저런 말버릇과 행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저들은 상대방이 웬만해서는 자기들처럼 막 나오지 못한다는 약점(?)을 너무나도 잘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저렇게 ‘악랄’주의(主義)로 나오는 것이다. 점잖음에 길들여진 기성사회를 기 죽일 방법은 난폭성이라고 본 모양이다. 그래서 실제로 “깡패처럼 해야…” 하는 말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념적, 병리적 우월감도 이제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그들의 ‘한 철 문화혁명’의 황폐성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그들의 ‘자주·민족주의’는 ‘대한민국 해체’ 음모로, 그들의 ‘민주’는 ‘홍위병 난동’으로 확인되었다. 그들의 ‘정의’는 ‘바다’에 빠졌고, 그들의 ‘진보·개혁’은 “어떻게 하면 필리핀처럼 될까?”였다. 그리고 그들의 ‘못 사는 자 대변’은 ‘못 사는 자를 더 못살게 만들기’, 그들의 ‘평화주의’는 ‘한·미동맹 깨기’와 ‘김정일 폭정(暴政) 지원’으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국가 경영인들을 뽑는데 굳이 겉멋 든 ‘미남 미녀’를 내세워 꼭짓점 춤판을 벌여야만 표가 몰리는 대중적 ‘이미지 정치판’부터가 괴이한 현상이었다. ‘노무현 지지율 14.6%’라지만 그가 ‘민족주의’만 부추겼다 하면 인기가 반짝 되살아나는 것 역시 똑같은 현상이다. 이래 놓고서 취직이 안 된다, 장사가 안 된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 유권자에 그 정치’라는 말이 나옴직하다.

    대중 일반도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 수능시험을 앞 둔 전교조가 ‘연가투쟁’ 운운하는 세상, 전공노(全公勞)가 ‘을지훈련’을 안 받겠다고 하는 세상, 그리고 세금 걷어 김정일 동조세력과 혁명열사릉 참배 단체에 돈 대주는 세상을 누가 다 만들어 냈는가? 바로 누구도 아닌 유권자들이 자초한 것이다. 진정으로 후회한다면 저들의 허황된 우월감을 한껏 키워 줬던 유권자들이 앞장서 이런 세상을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지금 윤7월 뙤약볕 아래서는 백발 세대가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를 외치며 가두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2007년에 어떤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그 세상에 살아가야 할 주인공은 20~40대이지 60~70대가 아니다. 이 나라가 필리핀처럼 나가떨어져도 그 결과를 몽땅 뒤집어 쓸 사람들은 60대 이상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 다음 정권의 선택은 청장년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흥하든 망하든 매사 자업자득이다. 어떤 세상이 온다 해도 자기들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 불평을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