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네티즌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신이 응원하는 프로야구팀 감독을 퇴진시켜달라고 요구해 화제다.

    자신을 '부산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밝힌 이 네티즌은 지난 16일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노 대통령이 부산상고 동기인 롯데 자이언츠 강병철 감독을 질타해 자진사퇴하게 해달라"는 압력(?)을 행사했다.

    이 네티즌은 "작년 롯데가 5위라는 성적을 올렸을 때 난생 처음 '이것이 인생의 낙이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너무나 기대가 컸던 올시즌, 강 감독이 롯데의 사령탑을 맡아 인생의 쓴 맛을 제대로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제발 강 감독의 퇴진에 힘써달라"고 주문한 이 글은 18일 오전 현재 조회수가 무려 3만2000건을 넘어섰으며, 많은 네티즌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노 대통령도 지역연고를 생각한다면 롯데를 응원해야할텐데, 저래서야 되겠느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은 네티즌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부산에 사는 초등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 롯데자이언츠 감독이신 강병철 감독님의 퇴진에 힘써주십사 하고 이 글을 올립니다.

    롯데는 제가 5살때부터 매년 꼴찌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롯데가 5위라는 호성적을 올렸을때 저는 난생 처음으로 '이것이 인생의 낙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기대가 컸던 올시즌, 강병철 감독님이 롯데의 사령탑을 맡으시면서 저는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맛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것 같습니다. 강병철 감독님과 노무현 대통령님은 부산상고 동기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발 강감독님을 잘 타이르셔서 자진사퇴하게 해주세요.

    야구를 보시며 참외를 깍아주시던 어머니는 9회말 어이없는 역전패를 보시고는 아버지와 술먹으러 가셨고 멍청한 형은 오늘 잠실경기인줄도 모르고 롯데 선수버스 뒤집어야겠다면서 사직야구장으로 뛰어갔습니다.

    저는 혼자 집에 남아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숙제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