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8일 사설 '대통령 후원자와 대통령 친구의 상스런 말투'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지원하는 단체인 ‘국민참여1219’(국참)의 회원포럼 창립식에서 노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강금원의 경제이야기’라는 특강을 했다. 강씨는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말하면 삼성이 최고의 아킬레스건이다. 위기가 온다면 삼성발(發)”이라고 했다. “법을 어기면 (재벌도) 이제는 혼들이 나야 하고 대표이사도 바꿀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며 “이건희씨가 경영자로서 최고라고, 정몽구씨가 경영자로서 유능한 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도 했다.

    강씨는 연 매출 200억~300억원 규모 섬유회사를 꾸려 온 중소기업인이다. 그가 스스로 “대통령과 막말하는 사이”라고 자랑할 만큼 대통령과 친하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강씨가 언론에 얼굴을 보였던 것은 1999~2002년에 회사 돈 50억원을 횡령하고 13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고, 누구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그 얼마 후에 특별사면을 받아 전과가 지워졌을 때다. 이런 그가 한국경제의 현주소와 장래를 논할 식견과 안목이 있는지, 또는 다른 기업의 잘잘못을 꾸짖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국민의 느낌은 대통령 친구는 힘도 세고 입도 세다는 것뿐이다.

    포럼 회장인 이기명씨는 “열린우리당 의원 30여 명이 국참에 참여했었는데 이제 얼굴을 볼 수가 없다”며 “원래 그렇게 (철새처럼) 살아 온 사람들”이라고 퍼부었다. 그는 노 대통령 후원회장을 15년 동안 지낸 사람이다. 이씨는 홈페이지에선 전시 작전권 단독행사에 반대한 전직 군 장성들에게 “(손주들이) 쪽팔리게 하지 마시고 집에 계시라고 할 것이다” “언제까지 미국이 물려주는 젖병을 물고 요람에 누워 있을 것인가”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대통령 친구만이 아니라 대통령 후원자 역시 힘도 세고 입도 세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대통령 친위집단의 공통점은 같은 말을 해도 “쪽팔린다”느니 “까불지 말라”느니 하는 상스러운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쓴다는 것이다. 나라의 격이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