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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4일 사설 <"차관 배 째겠다"던 청와대 사람들은 왜 말이 없나>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청와대는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 경질 파문에 대해 “직무를 회피했기 때문에 물러나게 했다”고 해명했다. “신문유통원이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부도위기에 몰렸는데도 유 전 차관이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에 유 전 차관은 “내가 청와대 인사청탁을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재확인하면서 민정수석실에서 청탁 거절을 조사받을 때 낸 이메일 답변서를 공개할 뜻도 밝혔다.
청와대 해명에 대해선 당사자인 신문유통원부터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유통원 예산은 참여 신문사들이 일부를 부담해야 정부도 돈을 대는 ‘매칭펀드’ 방식이다. 그런데 참여 마이너 신문사들이 경영난으로 돈을 내지 않자 정부도 자기 몫을 내놓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부는 예산부처에 ‘매칭펀드’가 비현실적이라며 우선 정부라도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오히려 신문유통원을 도와주려 했던 것이다.
청와대는 유 전 차관에게 영상자료원장 후보를 추천했다 거절당하자 영상자료원의 원장추천위가 뽑은 후보 3명 모두를 ‘부적격 판정’하고 재공모하게 만든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는 후보들의 ‘전문성 부족’을 내세웠다지만 영상자료원장은 공모직인데다 임명권도 문화부장관이 갖고 있어 청와대의 판정 자체가 부당하다. 더욱이 유 전 차관은 “(청와대가 청탁한 사람은) 영화관련 경력이 없고 이력서를 봐도 뭘 했는지 잘 모를 사람이었다”고 했다. 청와대는 그가 무슨 전문성을 갖고 있기에 청탁했는지부터 말해야 할 것이다. 유 전 차관은 “문화부장관 정책보좌관 인사에도 장관 의사와 달리 청와대 행정관 하던 사람을 앉히라는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문화부 차관 경질 파문으로 나라가 시끄러운데도 인사청탁을 했다는 청와대 사람들은 뭐라 한 마디 말이 없다. 청탁을 거절한 차관에게 “배 째달라면 째드리지요”라고 하던 배짱과, 비판적 언론보도를 건건이 맞받아 비난하던 열성은 다 어디 갔는가. 이 정권의 앞 다르고 뒤 다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요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