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저녁 7·26 보궐 선거(서울 송파갑)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맹형규 후보를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그의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오후 유세를 마치고 잠시 선거사무소에 들른 상황이었다.
파란색 점퍼 차림으로 선거사무실에 들어선 맹 후보는 먼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을 만났다. 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하루 20~30명 정도 사무실을 찾는다고 한다. 맹 후보는 이들을 만나자 마자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건넸다. 지지자들은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맹 후보에 격려를 보냈고 이에 맹 후보는 재차 허리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답했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맹 후보는 곧이어 사무실을 찾은 뉴데일리를 만났다. 하루종일 유권자들을 만난 탓인지 조금 피곤한 모습이었다. 상대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맹 후보는 유세차량도 타지 않고 마이크를 잡지도 않는다고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 곳곳을 걸어 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맹 후보는 어깨띠도 두르지 않은 채 파란색 점퍼만 입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자신의 출마에 대해 "흔쾌한 마음이 아니었다"고 말할 만큼 맹 후보는 이번 선거를 최대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르고 있다. 스스로도 "겸허하게 선거운동을 하려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이번 보궐 선거의 원인제공자라는 꼬리표 때문일 것이라 예측했다.
"흔쾌한 마음 아니었지만 나를 위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
하지만 맹 후보는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자신의 출마에 대해선 당당함을 나타냈다. 가장 꺼려할 것이라고 생각됐던 보궐선거 출마 이유에 대해 그는 오히려 자신감 있게 답했다. 그는 "나를 위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흔쾌한 마음은 아니었지만 당을 위해 출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맹 후보는 지난 1월 말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위해 의원직을 던졌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석패했고 이후 깨끗이 경선결과에 승복하며 오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7·26 보선 출마설이 돌았지만 맹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이런 맹 후보의 선택에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젠틀 맹형규'란 별명도 생겼다.
그러나 당의 송파갑 후보로 공천된 정인봉 후보가 공직후보로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공천이 취소됐고 재공천작업을 통한 후보검증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던 한나라당은 맹 후보에게 'SOS'를 보냈다. 당시 사무총장이던 허태열 의원의 '삼고초려' 끝에 맹 후보는 출마로 마음을 돌렸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맹 후보는 이 점에 대해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맹 후보 본인은 물론 측근과 지인들도 맹 후보 개인을 생각할 땐 '백의종군'하는 것이 정치인생에 더 플러스가 됐을 것이라 말한다. 그의 측근들 역시 맹 후보의 출마를 만류했었다고 한다. 맹 후보도 이날 인터뷰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내년에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의미있는 역할을 찾을 구상을 하고 있었고 이번 기회를 재충전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 사정이 매우 어려웠고 당의 요구를 쉽게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했다. 실제 한나라당은 맹 후보의 전략공천을 결정한 뒤 '맹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아무런 대안이 없다. 후보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맹 후보는 "여기서(송파갑) 한나라당의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불출마 결심을 번복하는 데 부담이 컸지만 당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당인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 큰 보람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홍보카피 직접 만들어 "솔직한 제 심정"
이어 지역 분위기를 물어봤다. 재출마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내 진지하던 맹 후보는 지역 분위기를 묻자 반색했다. 맹 후보는 "조심스러웠고 많이 걱정했는데 지역주민들이 굉장히 반가워했다"며 "'출마결심 잘했다' '안나온다 해서 걱정을 많이했다'는 등 따뜻하게 맞이해줬다"고 했다. 마침 이날 아침 모 일간지엔 맹 후보가 상대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실렸다.
그는 "지금은 지역주민들도 이렇게 생각해주고 당의 송파 조직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니 결정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당선돼 더 큰 보답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보카피도 '더 큰 보람으로 보답하겠습니다'로 정했다. 맹 후보는 자신이 직접 홍보카피를 만들었다며 "홍보카피가 솔직한 내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선거비용 사후보전 신청않고 자비로 선거치러 "나 때문에 생겼는데…"
직접 발로 뛰며 유세를 하고 있는 맹 후보는 선거비용 역시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궐선거의 원인제공자인 만큼 혈세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맹 후보는 15%이상 득표하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의 80%를 지원받지만 비용보전을 신청하지 않고 자비로 선거를 치른다는 생각이다. 만만치 않은 선거비용에 힘든 상황이지만 맹 후보는 "나 때문에 생겼는데…"라며 "힘들지만 많이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맹형규 후보는
1958~1964 경복중,고등학교 졸업
1965~1972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2~1980 합동통신 기자 (정치부,외신부)
1980~1984 연합통신 기자 (정치부,국제부)
1984~1987 연합통신 런던 특파원
1987~1988 연합통신 논설위원
1988~1990 국민일보 워싱턴 특파원
1990~1991 SBS 워싱턴 특파원
1991~1995 SBS 8시뉴스 앵커맨
1996~1997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운영기획위원장
1996~2000 제15대 국회의원
1997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대위 대변인
1997~1998 제15대 국회의원
1997~1998 한나라당 대변인 / 한나라당 중앙위 수석부위원장
1998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
1997~2000 한나라당 푸른정치연대 회장
1998~2000 희망연대 대변인
1999~2000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
2000~2001 한나라당 당무위원 / 한나라당 기획위원장
2001~2002 한나라당 국가혁신위 비전분과위원회 부위원장
1996~2002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위원
2002 한나라당 언론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2002 한나라당 남북관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
2002 한나라당 남북특위 대북정책 평가팀장
2002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2002 제16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사이버위원회 위원장. 서울시선거대책본부장
2002 제16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선기획단 위원. 미디어대책위원
2003~2004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00~2004 제16대 국회의원
2002~2004 국회통일시대산업정책연구회 대표의원
2002~2004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2004 6.5 재보선공천심사위원장
2004 한나라당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2004~2005 국회산업자원위원회 위원장
2004~2005 한나라당 국회의원 모임 '국민생각' 초대회장
現 관훈클럽 회원
現 한국방송기자클럽 고문
제17대 국회의원
現 전경련 부품소재특별위원회 자문위원
한-인도네시아 의원친선협회 회장
2005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유세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다. 10년간 지역에서 일하며 가족 같은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맹 후보는 "자원봉사가 가능한 지역이 많지않은데 오랫동안 일을 한 점도 있지만 진심으로 솔선수범해서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맹 후보는 매년 자원봉사자와 함께 재해지역을 찾아 복구작업을 도왔다. 지난해에는 전북 고창에서 복구작업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상 최대의 큰 수해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관계로 복구지원에 나서지 못했다. 맹 후보는 "해마다 하던 일인데…이번엔 수해피해가 커 일손이 많이 필요할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 상황 묻자 "대답 적절치 않다" 재차 묻자 "한나라당은 중심을 잡아야 할 때"
대신 맹 후보는 수해가 나자마자 재해본부상황실을 찾아 피해상황을 체크하고 이날은 방송사를 찾아 수해복구기금을 냈다. 맹 후보와 해마다 재해지역을 찾았던 선거사무원과 자원봉사자들도 자발적으로 수해복구기금을 모았다고 한다. 이 같은 얘기를 꺼내놓는 내내 맹 후보의 표정은 밝았다.
화제를 당내 문제로 돌리려 했다. 전당대회 후유증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당 상황에 대해 물으려 했으나 맹 후보는 "후보인 내가 답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거절했다. 재차 내홍을 겪고 있는 당 상황에 대해 묻자 "한나라당은 중심을 잡아야 할 때"라고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