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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악수하고 뒤에선 돌던지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최고위원과 이재오 최고위원이 핑퐁게임을 하듯 돌아가며 상대방을 향해 감정섞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이재오 최고위원이 19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하고 강 대표가 지침을 내린 재보궐 선거운동 자제요청에 반기를 들며 선거지원에 나서자 이번엔 강 대표가 이 최고위원이 지난 전당대회에서 얻은 높은 여론조사를 'TV에 자주 나왔기 때문'이라고 폄하하며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이 머물던 전남 순천 선암사까지 찾아가 악수를 나누고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웃으며 서로를 반기던 두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상대방을 깎아 내리고 있다. 직접 부딪치지도 않는다.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한다다. 상대방에 문제점을 제기하면 공격받은 이는 곧바로 언론을 통해 반론을 제기하는 식이다.
이 최고위원이 18일 당무복귀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당 대표로 착각이 들 만큼 당무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낸 데 대한 앙금이 남았는지 강 대표는 1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최고위원에 맹공을 퍼부었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했다.
사회자가 이 최고위원이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대표로 선출되지 못한 점을 거론하며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지적하자 강 대표는 "짧은 시기에 하는 경선 같은 데서 나오는 국민지지도 이런 건 지지도조사라기 보다 그 당시에 누가 지난 몇 달 동안 TV에 자주 나오는 위치에 있었나 하는 일종의 인지도 조사"라고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이 경선에 출마하기 직전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언론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그걸 과장해서 얘기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주장하고 있는 '대선후보 경선 게임의 룰' 변경에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 당헌·당규가 이미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개방형 국민참여경선)' 식으로 돼 있다"며 "작년에 당이 일년 내내 서로 시비하고 토론하고 해서 혁신안을 만들었고 그 때 젊은 의원들이 주축이 돼 대통령 뽑는 시기와 방식 등을 여러 진통 끝에 그 분들의 의견이 반영돼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헌법과 같은 것인데 당 대표 입장에서 이렇게 고치겠다 저렇게 고치겠다 하면 그 자체가 민감한 시비거리가 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강 대표는 또 이 최고위원과 함께 대선후보 선출방식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이런 룰은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진통 끝에 만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고 다른 쪽으로 바꾸는 게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과거에도 보면 열린당도 마찬가지고 한나라당도 젊은 의원들이나 동료들이 개혁한다고 하면 지금 있는 걸 바꾸는 걸 개혁이라고 하고 또 조금 있다가 바꿔놓은 것을 거꾸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리는 것을 개혁이라고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개혁을 무슨 자기 얼굴 화장하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충고하면서 "만든 것을 실천해 나가는 것, 깨끗하게 승복하고 실천해 나가는 게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