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 시인이 과거 강경급진 세력과 같이했던 자신의 통일관이 바뀌었다며 "남북통일은 향후 100년간 꾸존한 접촉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29일 결성하는 6.15 민족문학인협회 남측회장을 맡는다.

    고씨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갑자기 통일해서 그 충격으로 현재 분열돼 있고, 베트남은 통일 후에 가까스로 그 분열을 봉합하고 있으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왕 늦었으니 서서히 접근해서 자연스럽게 통일이 와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고씨는 통일 이후 전국의 각 도(道)에 수상이 있는 정부를 만들어 수상회의를 통해 최고 원수를 추대하되 원수를 도별로 돌아가면서 맡도록 하자는 '다연방제' 통일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씨는 "강만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과 친하게 지내며 통일운동의 뜻을 함께 했으나, 일부 통일론자들이 동학혁명, 4.19 혁명, 6.10 항쟁처럼 사건으로서만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과는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며 "남북통일은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라 후손들이 자연스럽게 되돌아보니 어느새 와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 당장 통일을 해야한다고 소리쳤던 내가 최근에 이렇게 생각을 바꾼 특별한 계기는 없다"고 배경을 밝혔지만, 최근 잦았던 북한과 해외방문경험이 고씨의 통일관을 바꾼 것으로 문화일보는 풀이했다. 고씨는 또 "북쪽에서 큰소리치는 남조선해방 운운은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못박고 "북쪽이 연방제를 주장해왔지만, 남쪽의 물적 국제적 기반이 훨씬 우월하기 때문에 속으로 원치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복이후 첫 남북단일문인단체인 6.15 민족문학인협회는 29일 금강산에서 결성되며, 이북측회장은 소설가 김덕철이 맡는다. 이 단체는 6.15통일문학상 제정, 작품 교류를 위한 공동 기관지 창간 등의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