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14일 사설 '현대차·포스코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 노조행태'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일부 사업장에서 노조의 일탈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일부 조합원의 반대로 코드명 BH의 차세대 전략 차종 신규공장 설립계획이 마냥 겉돌고 있다고 한다. BH는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에 맞서기 위해 개발한 고급 세단으로 당초 5월 착공 예정이었다. 노조 일부세력의 반대 이유가 주차장 부지에 공장을 지으면 주차하기가 더 불편해진다는 것이라니 그저 기막힐 따름이다. ‘고용보장을 위한 국내 신규투자’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노조 집행부가 방관하다시피 한다니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현대차는 5월 신형 아반떼 본격 생산계획도 인력 배치를 둘러싼 노조의 반발로 한달가량 지연됐었다. 이후 이어진 파업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어 ‘신차 효과’는 이미 물건너가고 있다. 노조가 13일 판매·정비부문으로까지 파업강도를 높이자 출고 지연과 서비스 부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간다. 회사의 전략사업과 고객을 모두 내모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노동운동’인가.

    포스코의 포항 본사는 13일 전문건설 노조원 1000여명에 의해 점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건설노조원들이 건물에 난입해 직원들을 감금한 것도 묵과할 수 없는 불법행위지만, 그에 앞서 포스코가 이들의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점부터 여간 심각한 일탈행각이 아니다. 현지 검찰이 엄정한 자세로 이들 과격·폭력행위에 대처해야 함은 물론이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벌이고 있는 유례없는 ‘소비 파업’도 그렇다. 기업을 편들었다는 이유로 지역 상공인들을 압박하고 있으니 그런 억지가 있을 수 없다.

    울산과 포항에서 그 추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인 각 노조의 제살깎기식, 떼쓰기식, 본때 보이기식 투쟁 행태는 스스로 고립무원을 자초할 따름이다. 공멸 아닌 상생의 노동운동으로 되돌아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