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11일 사설 '한나라당 계속 거꾸로 가고 있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공천과 이전투구식 대표 경선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서울 송파갑 보궐선거와 관련해 ‘검증없는’ 공천으로 망신당한 한나라당이 이젠 ‘명분없는’ 전략공천을 하겠다니 어이가 없다. 더욱이 새 지도부를 뽑는 경선은 흑색선전과 색깔론 등 구태 일색이다.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자만에 빠져 국민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우선 정인봉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송파갑에 맹형규 전 의원을 내보내기로 한 것은 본인 고사 여부를 떠나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송파갑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맹 전 의원 스스로 의원직을 내던진 곳이다. 그런데도 그를 재공천하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보궐선거의 요인을 만들어놓은 본인에게 재출마하라는 게 정치 도의상 가능한 일인가. 누구 말대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앞서 정 전 의원 공천 파동에선 검증시스템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향응제공’ 전력을 공천심사위가 제대로 거르지 못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고서야 공천을 전격 철회하는 우를 범했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안하무인식의 발상이 아니라면 이런 형식적인 공천심사를 할 리가 만무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표 경선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감정싸움과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은 물론 금품살포 의혹 등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대선주자 대리전으로 변질시켰다고 상대방을 헐뜯으면서 줄세우기까지 한다. 혼탁 그 자체다. 당권을 잡는데 혈안이 된 까닭이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이에 걸맞은 새 지도체제를 확립해야 할 시점에 비전을 보여주기는커녕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는 중도보수 시민단체의 최근 충고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거꾸로 가고 있다. 집권세력의 오만과 마이동풍식 인사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