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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너 미사일' 구경만 하는 노무현

입력 2006-07-06 09:47 수정 2006-07-06 09:47

동아일보 6일 사설 <'미사일 구경꾼' 노무현 정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북한이 어제 대포동2호를 비롯해 모두 7기의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두 달 가까이 끌어 오던 ‘미사일 위기’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이번 사태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對北)정책과 위기관리 시스템에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발사 움직임이 처음 포착됐을 때부터 미국과 일본이 단호한 태도를 보인 데 비해 노 정부는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미사일인지 위성발사체인지 정확히 모른다” “북은 장사정포가 따로 있으니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북이 미사일을 쏜 뒤에야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도 이번 주 초부터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일이 터지고 나면 시력이 2.0이나 되는 듯이 말한다’는 서양 속담을 듣는 기분이다. 미리 알았다면 왜 일본처럼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는가. 일본 정부는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지 20여 분 만인 오전 3시 52분 긴급경계령을 내리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보고했다. 이어 오전 6시 17분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 국민은 일본 NHK 등 외신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북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게 됐다. 노 대통령이 북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보고받은 것은 오전 5시경이고, 정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오전 10시 10분경이다. 성명이래야 ‘심각한 유감 표명’ 수준으로 ‘즉각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미일 정부와 역시 대조적이다. 일본이 총리 주재 안전보장회의를 연 것은 오전 7시 30분인데 노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가 열린 것은 오전 11시였다. 이 회의에서 나온 대응 방향도 ‘북을 압박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다분히 한가한 내용이었다.

정부는 북한 미사일에 관한 모든 정보를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한미공조를 고장 냄으로써 정보 부재(不在)를 심화시켰다. ‘동북아 균형자’를 자처하며 ‘자주국방’을 외치고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를 주장한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일본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하지 않아도 될 강경 발언을 일삼아 감정의 골만 깊게 했으니 한미일 공조를 어떻게 회복해 북의 위협에 공동 대처할지, 국민은 불안하다. 그렇다고 중국에 매달릴 것인가.

정부는 ‘통일비용’ ‘민족공조’ 운운하며 북에 대한 퍼주기 지원을 계속해 왔다. 그동안 쌀과 비료 지원에 쓴 국민 세금만도 1조7019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35만 t의 비료 지원을 약속했다. 노 대통령부터 “북에 물질적, 제도적으로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고 앞장섰다. 그 대가가 미사일 발사다. 이제 우리는 대북 지원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국내외 일부 전문가들은 북이 그동안 추출한 플루토늄으로 5∼10개의 핵폭탄을 이미 만들었고, 미사일 개발 수준은 세계 6위권이라고 평가한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계속 두고 볼 것인지, 아니면 이제라도 생각을 바꿀 것인지 택일해야 한다. 북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핵과 미사일을 갖게 된다면 그때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 되고 만다.

우리 사회의 맹목적인 ‘민족끼리’ 주창자들에게도 묻는다. 아직도 할 말이 남았는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6·15 통일축전을 열고 자주와 반미를 외쳐 온 당신들에게 북은 미사일로 답했다. 이제 어떻게 할 셈인가.

노 대통령부터 입장을 밝혀야 한다. 왜 미사일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는가. 정부 관계자들은 “대북문제에 대통령이 나서면 될 일도 안 된다”고 했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노 대통령이 정말로 나설 일과 나서지 않을 일을 제대로 가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번에야말로 노 대통령은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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