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9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은 시장에 모여 사는데 정부·여당은 산 위에서 홀로 고함쳤다. 국민은 앞길이 바쁜데 정부·여당은 과거 파헤치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 몇몇이 모여 쑥덕거리는 회의에서 국가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정책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친노 인터넷사이트 데일리서프라이즈의 배삼준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비판 않고 맹목적으로 찬양만 하는 언론은 문을 닫아야 한다. 부자에게 돈을 거둬 가난한 사람의 환심을 사려는 사회주의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나부터 정권비판 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배 대표는 중견 의류업체를 운영하며 2004년 대통령 탄핵 때 탄핵반대 신문광고를 냈었다.
정 의원의 말, 배 대표의 말은 국민이 5·31 지방선거의 주권 행사를 통해 이 정부·여당에 전달하려고 했던 바로 그 메시지다.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일자리를 잡아먹고 갈 길 바쁜 나라의 발목을 잡는 일은 이제 그만두라는 것이다. ‘있는 사람’의 주머니를 털어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겠다는 이 정권의 左派좌파 정책이 오히려 ‘없는 사람’들을 더 먹고살기 힘들게 만들었으니 뜯어 고치라는 것이다.
이런 국민들의 외침에 정 의원이나 배 대표 같은 여권 안팎 사람들마저 “더 이상은 침묵할 수 없다”며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권 내 몇몇 인사들은 여전히 딴청을 부리고 있다. 건설교통부 장관은 여론조사 결과 국민 50%가 최우선 재검토대상 정책으로 꼽은 부동산대책에 대해 “절대 건드릴 수 없다. 앞으로도 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국정홍보처장은 “정부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제를 만드는데 언론이 끊임없이 부정적인 의제로 태클하고 있다”고 했다.
끼리끼리 모여 쑥덕거리며 나라 전체를 뒤집어놓는 정책을 만들어냈던 바로 그 몇몇이 “우리는 21세기에 있는데 국민들은 구시대에 산다”고 계속 고집을 부리겠다는 것이다. 옛적에 현신은 먼저 백성의 어려움을 보고 간신은 먼저 군주의 얼굴빛부터 살핀다고 했다. 이 말을 잣대로 요즘의 청와대 안팎 인간들을 재보면 현신과 간신을 구별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