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쉬운 일을 놔두고 어렵게 힘든 길을 가는 참여정부의 진정성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하고 있다”고 말해 세찬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장관의 이 말을 뒤집어보면 ‘어렵게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참여정부의 진정성을 많은 국민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다’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장관이란 분이 국민알기를 어떻게 알길래 “참여정부의 진정성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하고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상당한 오만과 권력의 포만상태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러한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장관은 이날 광주대학 초청 강연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수술 잘하는 의사이지만 마취를 안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해 마치 노 대통령이 마취를 안 하고도 수술을 할 수 있는 초능력자처럼 극찬한 것은 지나친 아부성 발언처럼 들려 듣기 민망스럽다. 이 장관의 말을 뒤집어 해석해보면 마취를 안 하고 수술하기 때문에 통증을 주는 의사인 노 대통령에게는 환자인 국민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말과 똑같은 뜻이 된다. 이 장관은 어떤 뜻으로 이러한 말을 했는지 대답해주기 바란다. 전자(前者)인가 후자(後者)인가?

    5·31선거 결과는 집권세력 즉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총체적인 과오 때문에 일어난 국민의 심판임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가 바로 이 장관의 특강 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노 대통령이 마취 안하고 수술 잘 한다는 말은 곧 노 대통령을 잔인한 의사의 형상으로 만드는 것이며, 환자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뜻은 국민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즉, 잔인한 의사에게는 환자인 국민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을 이 장관이 만들어냄으로서 어떤 의미에서 대통령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셈이 되기도 한다.

    만약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하게 되면 패인·쇼크(Pain Shock) 즉, 고통이 너무 심하여 쇼크에 빠지거나, 패인·쇼크가 지나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명의는 수술로 인하여 환자가 고통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적절하게 마취하고, 수술부위의 염증이나 암세포를 철저하고 깨끗하게 제거하거나 도려내는 것이다.

    어찌 수술을 하는데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아가면서 수술 받을 환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만약 이 장관이 수술을 해야 될 상황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장관은 마취를 하지 않고 수술을 받을 용기와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올시다.
    또 마취 안하고 수술하는 그렇게 잔인한 의사가 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앞으로 참여정부의 장관들께서는 이 장관처럼 부적절한 예를 들어 참여정부가 실패했던 정책과제들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을 높이려는 아부성 멘트를 이용하지 않았으면 차라리 대통령에게 예의가 될 것 같다.

    최종 책임은 대통령이지만 장관 또한 해당분야의 정책수행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을 지나치게 칭송할 목적으로 부적절한 예를 사용한다면 속된 말로 본전도 찾지 못한다는 세상임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