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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는 무한경쟁만을 주장하지 않는다

입력 2006-04-21 09:11 | 수정 2006-04-21 09:11
중앙일보 21일자 오피니언면 '중앙시평'란에 연세대 경제학부 이두원 교수가 쓴 '신자유주의는 죄가 없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한 이유는 노 대통령의 정책이 보수와 개혁 양 진영에서 모두 비난받고 있기 때문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좌파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라 비난하고, 개혁 진영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이라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최근 개방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을 비난할 때 자주 쓰는 용어가 바로 '신자유주의'다. 이는 긍정적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이며, 경제학자보다는 사회학자나 정치학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특히 이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폐단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계층 간 그리고 산업 간에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정말로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같은 맥락에서 과연 노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자인지 역시 궁금하다. 사실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은 경제학적으로는 명확하게 정의된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굳이 그 근원을 따지자면 아마도 1990년 미국의 경제학자인 존 윌리엄스 박사가 중남미 국가들에 제안한 10가지의 개혁정책이 될 것이다. 이는 주로 민간경제의 활력과 개방을 통해 경제의 효율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한 성장잠재력의 확충을 제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흔히 알고 있듯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무한 경쟁과 완전 개방만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교육과 보건 등의 분야에서 정부의 지원을 강조하고 있으며, 개방 역시 무역과 투자의 개방은 주장하나 단기 자본시장의 개방은 점진적이고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는 세간에서 알고 있는 것과 같이 피도 눈물도 없는 무한 경쟁만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신자유주의 정책이 분배의 악화를 초래한다는 주장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사실이다. 경쟁의 심화로 인해 일시적 구조조정의 고통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나, 경제 전반적인 효율과 성장의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빈곤과 실업을 감소시켜 대부분 분배의 개선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자유주의 정책이 선진국의 다국적기업들에만 혜택을 준다는 인식은 가장 큰 오류가 될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국가는 바로 중국과 인도이며, 이들 국가의 성장은 최소한 5억 명 이상의 인구를 절대빈곤으로부터 구제했다. 또한 선진국 중에서도 아일랜드와 호주 등의 국가는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에 힘입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개선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볼 때, 현재 한국경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의 확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 정부의 입장은 이러한 방향과 일부 상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점차 비대해지는 정부의 크기,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상실된 민영화 논의,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막고 있는 교육문제 등에서 특히 그러하다. 다행히 대외 개방 문제에서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 역시 많은 반발로 인해 적극적 추진이 어려운 형편이다. 즉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는 일부 신자유주의 정책과 함께 인기영합적 정책 그리고 좌파적 정책이 뒤죽박죽 혼재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안별로 정책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자칫 죽도 밥도 안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정책의 설립과 집행을 이념적 기준이 아닌 객관적 사실과 검증된 이론을 기준으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가져다 줄 수 있는 혜택은 받지 못한 채, 각종 부작용만을 감내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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