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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을 납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잘못됐나?
지난 3일 납북자 단체들은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이 ‘납북자’를 ‘월북자’로 표현했다”면서 격렬한 분노의 표시와 더불어 사과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들 납북자 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소위 기자협회장인 정 회장이 공개방송에서 납북표현을 사용한 취재기자단의 취재 태도를 비판하면서 “납북 피해자를 스스로 월북한 월북자로 표현했다”고 주장하며 강렬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들 납북자 단체모임은 “(기자협회장이) 심각한 취재방해, 언론탄압 등의 북측 만행에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모든 책임을 한국 기자단과 납북자 가족에게 덧씌우려 하고 있다”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일용 기자협회장은 “남쪽에는 ‘북에 거주하고 있는 남쪽 사람들은 모두 납북자’라는 고정 인식을 갖고 있으며, 언론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60, 70년대 북쪽으로 간 어부들 중에는 자의로 또는 타의로 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과거 기자협회의 투혼과 정론의 정신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과거 기자협회의 투혼은 어디로 실종됐나? 앞서 납북자 단체들이 말한 대로 만약 기자협회장이 ‘납북’을 ‘월북’이라고 칭했다면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과거의 기자협회장은 정론의 투사였고 정의의 십자군이었다. 암흑기의 언론을 밝은 빛을 향하여 선도하며 고난을 뚫어갔던 흑기사들의 모습이 바로 기자협회장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기자협회장의 모습은 어떠한지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협회는 대한민국 정론 기자들이 모여 스스로의 권익과 취재 및 보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존재하는 친목 및 이익단체다. 기자협회장이란 직책은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투혼과 정의로 가득찬 용기 있는 언론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였던 언론권위의 상징이었다. 바른 언론을 지키기 위하여 불의의 권력과 맞서 투쟁하며 정론(正論)의 사표(師表)처럼 존재해 왔던 직책이 바로 기자협회장이 아니었던가?
좌파세상이 되고 보니 기자협회장의 성격도 변해야 하는 것일까?
납북이다 아니다의 상반된 주장이 있을 경우에는 ‘남북관계 보도제작 준칙을 준거틀’로 삼자는 희한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해야 하는 정일용 기자협회장의 의도와 방향은 무엇인가? 친북 취재 보도하자는 말인가 아니면 북이 하자는 대로 취재 보도하자는 말인가? 아니면 북과 협의하여 기사를 쓰자는 말인가? 남북 사이에 공감대를 넓혀나간다고 한 말뜻은 곧 사실과 진실의 보도내용을 변형시켜 공감대 형성아래 언론의 모조품을 만들자는 말뜻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기자협회 성명서’임에 틀림없다.
이 나라에 ‘납북’과 ‘월북’을 모르는 언론인도 있는 줄 아나?
북한은 지난 20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재하던 대한민국 언론의 방송테이프에 ‘나포’ 또는 ‘납북자’라는 표현이 들어있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 송출까지 중단시킨 매우 무식하고 무모한 사건이 있었다. SBS는 ‘납북’ 대신 ‘북으로 사라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방송사로 송출을 시도했지만 이것마저 북한 측에 의해 저지를 당했다. ‘납북’을 ‘납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기자가 과연 언론인 기자일까? 역시 대한민국 기자들은 기자정신이 투철하였고 정론을 방해하는 북에 항거하여 전원 철수했다. 참으로 당연하며 용기 있는 대한민국 언론인들의 표상이라 생각하여 쌍수를 들어 환호를 드린다.
그런데 느닷없이 기자협회장이라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KBS 미디어포커스 화면에 나타나 이상야릇한 말을 해댔으니 이게 어인일인가? 북한 측의 취재방해와 관련해서 정일용 기자협회장은 KBS를 통하여 “납북이다, 아니다 로 상반된 주장이 대립하고 있을 때 확실한 근거나 객관적인 사실 없이는 ‘납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요지의 요상한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기협회장은 용기 있는 대한민국 언론인을 폄훼하지 말라
무슨 이런 망발(妄發)이 있을 수 있나?
대한민국 언론인들이 ‘납북’과 ‘월북’을 몰라서 ‘납북’이라고 표현한 줄 아는가? 대한민국 언론인 중에 그 어떤 사람이 ‘납북’과 ‘월북’을 구별 못하는 기자가 있겠는가? 좌파 세상에 살다보니 기자협회장이란 분이 ‘납북’과 ‘월북’의 객관적 사실 증명을 요구한다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말이란 말인가?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취재하던 남측 공동취재단은 모두 철수했는데 이것은 북측이 ‘납북’표현을 통제한데에 대한 강한 항의의 차원이었던 것을 잘 알고 있는 정일용 기자협회장이 어떻게 하여 대한민국 언론인의 기개(氣槪)를 이렇게 폄훼할 수 있는가?
기자협회장은 답변하라!
우리 대한민국 언론이 여태까지 납북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납북자라고 언론에 보도한 적이 있었는가 기자협회장은 답변해보라. 행여 기자협회장인 정일용 씨가 납북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납북자라고 언론에 오보한 적이 있었던가? 기자협회장이란 분이 왜 이런 이상한 발상을 해야 하며 이상한 성명서를 발표해야하는가?
언론인은 사교 불법교주 명령과 같은 어불성설 명령은 받지 않는다!
지난 3월 27일 ‘남북관계보도제작준칙을 준거틀로 삼자’라는 정치결사체의 성명서와 닮은꼴인 성명을 기자협회(회장 정일용)가 발표했다. 꼭 이런 성명서를 발표하여야 할 필연적인 사연이라도 있었는가? 성명서 내용에 ‘보도제작 준칙은 냉전시대에 형성된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제작 보도함으로써 남북 사이의 공감대를 넓혀 나간다’고 밝히고 있는바, 도대체 공감대를 넓혀나간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사실을 취재하고 현실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공감대를 넓혀나간다는 뜻은 무슨 뜻인가 말이다!
남북사이의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노력에 언론이 앞장서야 된다고 기자협회 성명서는 말하고 있다. 공감대를 형성한 후 기사를 쓰라는 말인가? 무슨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해서 기사를 쓰라는 말인가? 기자는 사실을 진실대로 기사화하여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곧 기자정신이 아닌가? 남북의 취재내용이 다를 때 취재 내용을 조작하여 조율하라는 뜻인가? 고등수학치고 대단한 고등수학이다. 기자는 명백한 사실을 확인하여 그것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그들의 숭고한 사명이다. 만약 기자들에게 어쭙잖은 공감대를 만들어 명백한 사실을 왜곡하게하려 한다면 그것은 곧 기자의 본분을 망각시키려고 하는 매우 잘못된 사교 교주(邪敎 敎主)의 불법명령(不法命令)과도 같은 것이다. 참 대한민국 언론인은 결코 불법사교 교주의 명령과 같은 어불성설의 명령은 받지도, 듣지도 않는다!
정일용 기협회장, KBS 납북관련 발언은 곡학아세의 전형적 아류
정일용 기자협회장이 지난 1일 KBS 미디어포커스에 나타나 “제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당시 공동취재단의 ’납북‘표현으로 빚어진 북한 측의 취재방해와 관련해서 ‘납북이다, 아니다’로 상반된 주장이 대립됐을 때는 확실한 근거 없이는 ‘납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전형적 아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자협회장!
대한민국의 어느 언론사 기자가 납북이 아닌 사실을 납북이라고 표현한 기자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는지를 국민들에게 분명히 밝혀 달라.
만약에 있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유행가 제목에 있는 ‘그건 너’인가?
좌파세상이 되다보니 기자협회장까지 날뛰는 세상이 되어 가는가?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