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국무총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3·1절 골프파문에 대한 여론의 비난수위가 점차 높아지며 뻣뻣했던 이 총리가 사실상 사의를 표명하고 고개를 숙이자 한나라당은 더 강경하게 이 총리를 코너로 몰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번 이 총리의 골프회동이 '단순한 친목도모가 아닌 5·31지방선거 개입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를 확산시키려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표는 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총리가 골프문제와 관련해 국민께 사과하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런 일이 벌써 한두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일국의 총리가 파업이 벌어지는데 골프문제로 물의를 빚고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볼 때 과연 이래서 국정이 제대로 이뤄지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 정권 초기에는 '인사를 공개적으로 하겠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인재를 공모하고 추천받아 전국의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겠다더니 이런 주장은 실종돼버리고 말았다"며 "그 이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낙하산 인사가 있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국민들과 약속이 깨진 것은 물론, 이런 문제로 국정과 사회전반에 여러 가지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들은 속았다는 느낌과 배신감, 허탈감까지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선 최고위원은 "이 총리가 브로커 윤상림씨 뿐 아니라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골프를 치는 등 총리직에 있으면서 총리직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대권행보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직무에 어긋난 선거운동을 하는 장관들의 행위를 막지 않는 것도 전혀 총리로서 맞지 않다"며 "이젠 거취를 분명히 할 때가 됐다"고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 총리가 거취문제를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뒤로 미룬 점을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의장은 "이 총리가 공보비서를 통해 자신의 거취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오면 의논하겠다고 했다. 설사 노 대통령이 돌아와 거취를 의논한다 해도 그동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어떤 결론이 날지는 모른다"며 이 총리의 사퇴 문제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전례를 볼 때 노 대통령은 이런 저런 이유로 20일 동안 해임안을 처리하지 않았다. 지금 소나기가 오니까 잠깐 피하는 모습을 하고 사의를 지연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이 또 이런 저런 이유로 유임시킬 수 도 있다"며 이 총리에게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장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사임해야 한다. 사임하지 않는다면 모든 방법을 다해 계속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헌정사에 다시는 이런 잘못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3·1절에 이 총리가 총리 자격으로 초청받아 골프를 한 만큼 관련 의혹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골프자리는 어떻게 이뤄진 것이며 참석자들은 누구였는지, 골프를 하면서 어떤 로비성 대화가 오갔는지, 또 내기골프를 했는지 했다면 얼마나 큰 액수였는지 공개해야 한다"며 "관련 의혹을 공개하는 것은 현 정부의 투명성과 청렴도를 알 수 있는 방도가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