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김문수 '웰빙선거' 바꿔야④

입력 2006-03-03 09:12 수정 2006-03-03 15:03

김씨 캠프 측에서는 진씨 아들 국적 문제 등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김씨 측에서는 진씨 측을 함부로 공격하기 힘들 것이다. 진씨를 더욱 키워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또한 내가 김씨 캠프 측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론조사 결과를 너무 과신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김씨에게 유리하게만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과신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① 여론조사 결과는 통상적으로 여론조사에 충실하게 임하는 이들의 반응만 읽은 것일 수 있다

② 여론조사 답변과 다른 선택이 선거 당일에 이뤄질 수 있음을 생각하라

호남이 고향인 유권자들이 반노심리에 한나라 후보를 선택했다가 선거 당일에 마음을 돌려 버리는 식의 경우다.

③ 무엇보다 수도권에 호남 출신 유권자와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산다는 것을 기억하라

통상적으로 지방선거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덜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특히 서울-경기 지역은 진보 NGO들이 매우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세력의 정치인이 해당 지역 단체장이 되길 바랄 것이다. 이들 진보 NGO들은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리고 김씨의 결정적 약점 가운데 하나는 앞서 지적했듯 거대한 이슈 선점 공약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김씨 측은 수도권 규제를 푸는 것이 핵심 열쇠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이미 그것은 식상한 이야기라고 앞서 설명했다. 김씨 측의 공약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수도권 규제 해소이며, 중국시장 공략을 목표로 평택항 주변에 대 중국 전진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것들은 실제 표가 많이 있는 서울 주변 지역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내용이다.

실제 경기도 지사 선거의 승부는 서울 주변에 있는 부천-안양-수원-용인-성남-고양 등 이런 대도시에서 결정된다. 이런 대도시에서는 보통 열린우리당이 유리하고 그 외 기타 경기도 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유리한 것이 경기도 선거의 특징이다.

진씨 측은 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가 부천-안양-수원-용인-성남 등의 대도시에서 먹힐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삼성전자를 경영한 실력으로 ‘경기도를 경영’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김씨가 진씨 아들의 국적문제를 제기하고 현 정권의 문제점을 아무리 외쳐도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거나 지지의 정도가 낮았던 경기도 주민들은 진씨를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할 것이란 이야기이다.

내가 진씨라면

내가 진씨라면 어떤 전략을 구사할까. 실제 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공항 이전이라든지 미군기지 이전이라든지 하는 빅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그리고 ‘청계천’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시설물 공사나 거대한 프로젝트를 꺼내들고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할 것이다. 김씨 캠프 측에서 무슨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진씨라면 이런 대형공약들을 준비해 꺼내들 것이란 이야기이다.

심지어 내가 진씨라면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경기도청을 통째로 경기 북부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 물론 경기도청 소재지인 수원시와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서겠지만 그 지역에는 무슨 다른 건물을 보내거나 서울에 있는 다른 공기업을 수원으로 내려 보내면 된다. 아니면 아예 수원을 광역시로 승격시켜주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수원을 일종의 ‘삼성 기업도시’로 만들어 전혀 새로운 ‘IT특별시’로 개조한다는 공약을 던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뿐 아니다. 서울 관악산에 있는 서울대를 경기도로 이전하는 카드도 낼 수 있다. ‘서울대 경기도 이전 카드’를 내놓으면 수많은 경기지역 젊은이들이 진씨를 선택하려 들 것이다. 서울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만 어린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서울대를 ‘지방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투자와 경영이란 점에 있어서 볼 때 일단 이미지 상으로는 김씨는 진씨와 경쟁하기 힘들다. 적어도 대중들의 선입견이 그렇다는 것이다. 김씨는 막연하게 규제완화와 투자 확대를 말하고 있지만 진씨가 규제완화와 투자 확대를 말하면 대중들은 그의 뒤에 있는 거대한 삼성을 본다. 삼성이 움직이면 재계가 움직인다. 삼성의 파워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씨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루 빨리 현실을 냉정히 깨달아야 한다. 지금 앞서가고 있다고 해서 편안하게 있다간 역전패 할 수도 있다. 서둘러 대형 공약을 준비해 이슈를 선점하고 열성 지지층을 정비해 지방선거에서 낙승할 수 있는 대책을 갖춰야 할 때다. 전쟁은 대체로 돌입하기 전에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이 준비된 나라는 전쟁이 시작되면 편안하게 승리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전쟁 전에 이겨놓은 셈이다.

김씨는 진씨가 자신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예측은 틀리는 경우도 많다. 당장 한국에서 세계 초일류 IT기업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했던가. 전자 강대국 일본을 이기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한 청년이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초석이 되었다. 그가 다시 한번 이를 악물으면 ‘웰빙하고 있는’ 김씨를 이기지 못하리란 법은 없는 것이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구·경북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윤서인의 뉴데툰

특종

미디어비평

뉴데일리 칼럼 프린트 버전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