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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5·31지방선거 출마 에정 장관을 비롯한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하자 야당들은 2일 이번 개각을 ‘선거용’이라고 폄훼하며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을 “정책 일관성과 연속성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야당들은 “열린우리당의 선거승리를 위한 장관징발 선거용 개각”이라고 혹평하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 “노 대통령, 아드보카트에게 선수기용법 배워라”
한나라당은 “장관을 선거용 소모품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노 대통령에게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기용 방법을 본받으라고 충고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철학도 없고 원칙도 없는 자리메꾸기에 불과한 만큼 누가 그 자리에 오든 관심은 없다”며 “어차피 새로 장관이 된 사람들도 여당 내에 경력 관리자가 필요하면 하루아침에 교체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판의 경기 승리를 위해 고심하며 인기 영합하는 선수가 아니라 축구에만 전념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우선 발탁해 선수의 기강을 잡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리더십과 선수기용 방법을 한수 배워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 국정운영에 전념할 장관이 필요한데 노 대통령은 열린당을 위한 정치장관만 골라 쓰고 임시직인 선거용 후보내기 개각을 하고 있으니 총체적 국정위기가 닥치는 것”이라며 “장관을 더 이상 선거소모품으로 이용하는 반칙을 그만두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공정한 지방선거 관리를 위해 정작 야당이 교체를 요구한 법무부 장관을 유임시킨 것은 노 정부가 공명선거 의지가 전혀 없다는 증거”라며 “현직 장관 신분으로 선관위의 경고를 받은 오거돈 장관이나 치적 홍보용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지방선거 출마를 자진 포기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정동채 교체는 광주시장 출마거부에 대한 보복”
이번 개각이 ‘선거용’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낸 민주당은 특히 정동채 문관부 장관의 교체를 두고 “광주시장 출마 거부에 대한 보복성”이라는 의혹을 나타냈다.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이 언제까지 선거용 개각을 계속할 것인지 개탄스럽다”며 “안정·일관·책임성 없는 개각은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정 장관에 대해서는 재임기간이 길다는 것이 교체사유인지 아니면 광주시장 출마를 종용했는데 거부하자 이에 따른 보복으로 교체했는지 묻지않을 수 없다”며 “출마거부에 따른 보복성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에 교체되는 3개 부처 장관은 5월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로 현직을 유지한 채 출판기념회라는 이름으로 불법선거운동을 해 선관위로부터 경고·주의 등의 처분을 받았다”며 “공정한 선거관리의 총체적 책임을 맡은 국무총리가 행자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앞장서 축사하고 건투를 비는 이 정부에 공정한 선거 관리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민노 “제2 땜질개각, 신임 장관들은 또 어떤 선거에 나갈 것이냐”
민주노동당은 “선거출마자의 빈자리를 메우는 제2의 땜질개각이자 앞뒤가 바뀐 본말전도형 개각”이라고 혹평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개각은 업무적절성이나 국정과제 적합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일 잘하는 내각을 위한 개각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들은 이번 개각에 발탁된 신임 장관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선거에 나가게 될지 궁금해 하고 있다”며 “현 정권의 집행능력이 최하위라는 평가는 잦은 개각과 짧은 장관 임기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노 대통령의 반성적 고찰을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노당은 이번 개각을 통해 교체된 장관들에 대한 철저한 인사청문회를 다짐하며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독려하고 당 차원의 준비팀도 구성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