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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이 파탄에 빠진 국정은 팽개치고 지방선거에만 올인하고 있다”
“하산 길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은 공연히 평지풍파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하산하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신임 의장이 선출된 뒤 후로 여야의 5·31지방선거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정 의장이 ‘지방선거 올인’을 선언하며 연일 ‘한나라당 때리기’에 나서자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정 의장 뒤에 숨어 지방선거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며 비판의 총구를 노 대통령에게 겨누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하산길에 접어든 노 대통령은 조용하고 편안하게 하산하라”며 “공연히 정치권에 평지풍파 일으킨다고 지방선거에 이기는 게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정치를 잘해서 국민들 편안하게 할 생각을 해야지 대통령이 앞장서서 선거에 전념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 불신만 가중시킨다”고 충고했다.
그는 “감사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감사를 하는데 역대 정권은 개별 기관 감사를 하면 그 결과도 기관별로 이야기 했다”며 “전부 모아 이런 비리 있다고 한꺼번에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전부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게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감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 자치단체장 임기가 다 돼 가는데 그동안 뭐했느냐. 4년 동안 내내 가만히 있다가 한꺼번에 모아서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여론을 호도하려는 선거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장관 몇 달 시켜 놓고 경력쌓게 해 지방선거에 내보내고… 이렇게 노 대통령 스스로가 선거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며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읽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노 정권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직접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정 의장도 지방정권 교체라는 구호를 내걸면서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7명이나 되는 각료를 지자체 단체장 후보로 차출했다. 전체 각료가 17명 정도인데 7명을 차출한다는 것은 국정을 내팽겨치는 것”이라며 “국정이 흔들림 없이 운영될 수 없고 이로 인해 생긴 공백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장관직과 국무회의는 지자체 선거를 위한 연습장, 훈련장으로 변했다”며 “이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라고도 했다.
그는 “정 의장도 지방선거에 올인하겠다며 부패한 지방 세력을 교체하자고 하는데 대부분의 자치단체장이 재선이나 삼선을 했다. 부패한 사람이라면 국민들이 왜 재·삼선을 시켰겠느냐”고 반문한 뒤 “말로 정치공세 할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자”며 “장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표적수사 등으로 야당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정 의장이 당선과 동시에 정치발전이나 국가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 비전 제시보다는 한나라당 때리기부터 시작했다”며 “대권 주자를 자임하면서 전국적인 운동으로 전당대회에 임했지만 시너지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자 조급해 하면서 콘텐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스스로 말하고 있는 상생정치의 방향이 한나라당 때리기인지, 한나라당 때리기 하면서 상생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앞뒤가 맞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연희 사무총장은 “어려운 경제에 지방선거가 과열돼 혼탁선거로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정 의장이 당선되자마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재의 자치단체장을 심판한다든지 지방선거에 올인한다고 하는 데 대해 오히려 우리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