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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자' 욕먹어도 '민족주의'서 벗어나야"

입력 2006-02-20 17:27 | 수정 2009-05-18 15:16
민중·통일 중심의 왜곡된 역사관 때문에 정치적 위기가 도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반공주의가 자유주의로 확대되지 못함에 따라 한국의 우파가 ‘왜소증’과 ‘허무주의’에 빠져 버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뉴라이트성향의 '자유지식인선언(공동대표 최광)'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가 정체성의 혼란과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향후 국가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현대사 인식의 왜곡과 정치사회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한 이주영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는 ‘우리 역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는 부정적인 역사관을 가진 민중·통일사관의 유행으로 엄청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세우고 발전시킨 사람들은 ‘악인’이 되고 그것에 반대한 사람들이 ‘의인’이 되는 거꾸로 된 역사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 상황을 ‘미국과 일본을 가까이하면 수구파가 되고 후진국인 중국과 북한을 가까이 하면 진보파가 되는 ‘현대판 위정척사파의 대외관’이라고 비유했다.

이 교수는 민중·통일사관이 득세한 원인에 대해 “분단국에서 외세를 배격하고 자주적으로 통일 사회를 건설하자는 데 감히 이의를 달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 역사학계는 민족 자주 주체 통일 민중 민주 진보 혁명 등과 같은 추상적인 명분에 좌우될 수 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실증주의와 사실주의가 호소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역사학계가 ‘민중·통일사관’에 점령당함에 따라 ‘자유주의 역사학’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됐다고 보고 “자유주의 역사학이 힘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는 국민을 이념적으로 통일할 교육수단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정체성 위기를 맞은 것은 당연한 일"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주장은 386세대의 ‘민중·통일사관 바이블’인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염증을 느낀 학자들이 최근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출간한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민족주의, 대한민국에서 절대자로 군림"

그는 “한민족에게 마르크스주의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다름아닌 민족주의”라며 “민족주의는 마르크스주의, 자유주의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군림하는 절대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족주의의 득세 결과 결과 역사학은 역사왜곡에 빠져버렸다”며 “이런 민족주의에 사로잡힌 정치가들 때문에 한국의 정체성을 잃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센 민족주의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우파는 민족반역자로 매도당하더라도 민족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실적으로 남북한 민족은 하나의 민족이기 이전에 별개 국가의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실, 따라서 통일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945년 분단 이후 남한은 미국과 일본의 해양문명권에 속했고 북한은 중국문명권에 그대로 남았다며 “두 국민은 소속된 문명권이 다르기 때문에 생활방식도 달라졌고 현재로서는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에 일방적으로 보내는 퍼주기식 지원은 통일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낭비”라며 “핵개발이나 북한산 수퍼노트(초정밀 위조 달러)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북한과 연루시키는 것은 ‘국가적 자살행위’”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민중·통일사관이 구체적인 사회 건설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지적하며 “반면 대한민국의 우파는 자유주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회 건설 프로그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좌우합작의 유혹”이라며 “좌우가 힘을 합쳐 일하자는 주장은 어느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그럴 듯한 명분이지만 해방 후 거의 유일하게 좌우 합작을 완강히 거부했던 이승만의 전략을 다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공주의, 자유주의의 최소한 형식. 공산주의 막는 데 효과"

‘정당의 이념 및 정책의 방황과 정통 세력의 과제’라는 발제를 한 경제평론가 강위석씨는 “과거 반공주의는 자유주의의 최소한의 형식이었다”며 “반공주의는 자유주의로서는 매우 부족하지만 공산주의에 빠지는 것을 막는데 오랫동안 효력을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반공주의 때문에 아직 남한이 공산화되지도 않았고 북한체제로 통일이 되지도 않았다며 “자유주의자들도 통일을 원하지만 공산주의 통일을 하기보다는 자유체제를 유지하는 분단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좌파 대통령’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이 연이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남한 우파의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파의 실패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춰 정체성의 중심을 반공에서 자유주의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우파 정체성 위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좌파가 “실현될 수 없는 유토피아를 내걸고 그것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의도를 서슴없이 실천하고 있다"며  “개인의 자유가 없어진다면 그곳은 곧 생명을 걸고 탈출해야 할 수용소가 된다”고 우려했다. 

"노무현, 좌파 용사들 탄생시켜"

강씨는 “남한의 좌파들은 자신들의 의도했든 안했든 김정일의 남한 내 전투원”이라며 “노무현 정권은 트로이 목마의 뱃속에서 나온 좌파 용사들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 밖에 없다며 “2007년에도 실패한다면 한국은 좌파 정권과 북한 김일성과의 야합에 따른 남북통일 과정에 들어갈 것이며 한반도는 수십년에 걸친 고통스러운 동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은 ‘한반도 정세 변화와 대북 정책 방향’이라는 발제를 통해 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도덕성과 원칙’, ‘실효성과 성과’라는 양 측면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무현 친북정권은 출범 이래 북과의 관계에만 중점을 두고 국가 안보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 또 국가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 체제를 이탈해 비현실적인 대북관을 추구함으로서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에 심각한 혼란과 국민적 불안을 초래해왔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현재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북에 대한 금융 제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함으로서 대북관계의 주도권을 회복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하고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친북 정권의 이적 행동을 묵과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되고 이를 끝까지 감시하고 추적하면서 국민의 여망인 대안 마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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