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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DJ)의 4월 방북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이 20일 DJ 방북 추진 및 지원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한반도 평화통일 실천을 위한 의원모임. 가칭)을 발족시킬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DJ 4월 방북에 대해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북풍(新北風)'"이라며 연일 날선 비판을 하고있는 상황. 따라서 고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당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제껏 민감한 현안을 놓고 수없이 당론과 배치되는 정치 행보를 걸어오며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당을 떠라나'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받아온 고 의원의 이번 행보 역시 당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DJ 4월 방북'은 당의 투톱인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가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며 당 지도부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문제 등으로 신경이 예민해진 상황이라 고 의원의 튀는 행보가 이번에도 용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고 의원 측 관계자는 1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각 당에서 4~5명씩의 의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20일 오전 첫 모임을 갖고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DJ방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방북 시점을 문제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거철이라 가지 말라는 것인데 7월에도 재보궐 선거가 있고 바로 2007년 대선국면으로 들어가는데 그럼 가지 말란 얘기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하루에 투석을 두 세번씩 하신다는데 죽을 때까지 가지 말란 얘기냐"고 반발했다. 또 '당론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가 당론과 함께 한 적이 있느냐"고도 했다.
고 의원 측은 "민주당은 전원이 다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민주노동당도 권영길 의원이 나섰기 때문에 다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중심당 신국환 김낙성 의원과 무소속 정몽준 의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방호 "해당행위, 스스로 당 떠나달라"이 관계자는 한나라당 원희룡 배일도 의원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 의원 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참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답했고 배일도 의원도 통화에서 "전적으로 반대한다"며 고 의원의 행위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당 지도부는 고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지금 DJ방북을 추진하는 건 해당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의장은 "정당이라는게 무조건 획일적으로 움직일 순 없지만 당의 노선이나 방향과 다르다면 스스로 정당을 떠나줘야 한다"며 고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이 의장은 DJ 방북에 대해 "한나라당이 방북 자체를 반대하는건 아니다"라며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국민에게 분명히 알려야 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 가는 것이라면 한나라당도 앞장서겠지만 그런 게 없고 불투명한 상황에서 방북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