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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북에 가겠다면 굶주린 인민실상 똑바로 봐라

입력 2006-02-16 09:12 | 수정 2006-02-16 09:12
중앙일보 16일자 오피니언면 '중앙시평'에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이 슨 칼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한 젊은이가 "목사님 민족 공조가 더 중요합니까, 한미 공조가 더 중요합니까"하고 물었다. 내가 답하기를 "물론 한미 공조보다 민족 공조가 더 중요하지. 흔히 하는 말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는가. 미국이 지난날 우리에게 고마운 나라였고 지금도 중요하고 필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도 민족 공조와 한미 공조를 굳이 비교한다면 민족 공조가 더 중요한 것이지"하고 답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 젊은이가 "그렇다면 목사님은 왜 반북.친미를 주장하시는지요"하고 다시 물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일러 주었다. 나는 반북하는 게 아니라 반독재하는 것이다. 내가 1970년대 남한의 유신체제 시대에 반독재운동 인권운동 민주화운동 하던 때와 같은 마음으로 지금은 유신체제보다 몇 배나 더 나쁜 북한의 수령체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 수령제일주의를 지탱하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가혹한 인권 유린, 개인 숭배, 극한적인 굶주림에 내가 침묵한다면 나는 한 인간으로서는 물론이려니와 겨레를 사랑하는 한 국민으로서,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 실현에 헌신해야 하는 한 성직자로서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다. 

내 생각은 민족 공조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사안임을 인식하지만 다만 그 실천에 있어서는 올바른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 공조의 기본은 북한 2200만 동포들과의 공조가 기본이다. 그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람 대접받고 살게 함을 민족 공조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 기본을 삼아야 한다. 그런데 그들을 억압하고, 죽음의 자리로 몰아넣게 만들면서 자신들의 권력기반을 유지, 강화하는 데 열중하는 무리들과 공조하면 그런 공조는 공조가 아니라 민족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굶주림이 국민에게 얼마나 무서운 적인가. 간디가 "최악의 폭력은 굶주림이다"라고 말한 바 있거니와 북한 동포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300여만 명이나 굶어 죽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단군 이래 그런 재난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그렇게 굶어 죽게 만든 원인에 있다.

능히 죽지 않게 할 수 있었음에도 단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지켜야 한다는 고집 때문에 죽게 만들었다. 수령제일주의라는 터무니없는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천금같이 소중한 백성들이 속절없는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들이 죽은 것은 그냥 굶어 죽은 것이 아니다. 체제란 이름으로, 수령님이란 명목으로 그들을 죽게 만든 타살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죽지 않아도 될 백성 수백만 명을 죽게 만드는가. 나의 뉴라이트 동지들의 생각은 그런 무자비하고 무책임한 권력자와 동조하는 것은 동조가 아니라 반역행위란 것이다.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민족법정에 세우고 재판을 해야 할 대상이지 협상이나 공조의 대상이 아니란 점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민족 공조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로되 그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당연히 북녘의 인민들과 공조해야 하고, 인민들을 아끼고 지지를 받는 정당성 있는 정부와 공조해야 한다. 북녘에 그런 지도자가 없다면 국민 스스로의 손으로 그런 지도자를 뽑아 세울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북한에 먼저 필요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다. 고르바초프나 덩샤오핑 같은 개혁자다. 그리고 체제 붕괴가 아니라 체제 변화다.

한.미 공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부시와 공조하는 것도 아니요, 공화당 정권과 공조하는 것도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열린 세계관을 지닌 가치관과 공조하는 것이요, 그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세워진 정부와 공조하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얼마 뒤 평양에 간다는 소문이다. 우파진영에선 이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북녘에 가서 앞으로 바른 민족공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초를 닦는 평양나들이가 되기를 기대하고 부탁드릴 일이다. 그리고 바른 민족공조를 바탕으로 평화롭게 통일 한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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