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포럼 대표인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학과 교수가 “자학적이다 못해 진실을 왜곡하는 역사교과서가 난립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18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국회에서 개최한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해 “현행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은 소홀히 취급하는 반면, 북한 관련 서술에는 ‘훈풍’이 몰아치는 내용이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과서는 헌법과 비슷한 중차대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후세대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교과서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박 교수는 “그런만큼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을 강조해야 하는데 현행 교과서에서는 이런 과정이 너무 간소하게 처리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효종 "외눈박이가 연상되는 편향된 교과서"

    박 교수는 “현행 중고등학교 근현대사 및 사회과 교과서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사실에 대한 충실성', 즉 ‘리얼리티’가 결여되어 있다”며 “교과서상에 드러난 관점이 ‘외눈박이’를 연상시킬만큼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들이 광복 후 60여년동안 피땀흘리며 일구어온 역동적 삶이 충실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의 문명사적인 의미와 민족사적 의미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방 후 남한에 대한 서술과 북한의 서술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며 “남한에 대해서는 가혹한 비판, 북한에는 훈풍이 몰아친다”고 비교했다.

    해방 후 산업화에 대한 서술도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위정자들의 권력욕 때문에 산업화가 진행됐다고 주장하지만 근대화와 산업화는 권력욕을 넘어선 시대정신이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서도 교과서 제작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고 개탄했다. 

    "과거 반공은 '절대 진리'는 아니었지만 당시 시대에서는 '진실'이었다"

    특히 반공주의와 관련된 서술에서는 “당시 국가 지도자들은 당시 시대에 부합하는 정신으로 반공을 선택한 것이고 이는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받았다”며 “반공이 절대 진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 시대에서는 반공이 '진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서 일어난 반공주의의 부작용에 대해 “반공주의의 오남용은 중세 유럽이 이슬람을 공격한 것과 같은 정도의 오남용”이라며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을 잘못 공격했다고 해서 기독교 신앙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듯이 반공주의도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또 독재 정권하의 민주주의 운동 서술과 관련해 “저항적 운동사로만 점철되어있다”며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운동을 안하면 올바른 민주주의 시민이 안된다’는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일종의 ‘민주주의 부채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말이다.

    ‘전국교원노동조합의 교과서 왜곡과 무의식의 지배’라는 제목의 발제를 한 정재학 전남 삼호서중학교 교사는 “현행 도덕교과서와 국사교과서는 반미정서를 부추기고 이념혼란을 의도하고 있으며 국어 교과서는 정서적인 접근으로 아이들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직교사로서 전교조의 전횡을 폭로하고 이들의 좌편향된 교육 내용을 바로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 돈 안받으면 안가르치겠다는 말도 서슴치 않아"

    정 교사는 “전남과 광주 지역 학교에서 전교조 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게는 80%에서 많게는 95%에 달한다”며 “전교조 교사들은 가르침을 ‘노동’으로 생각하고 있다. 돈 안주면 안 가르치겠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는 구성원이 교사지만 분명 민주노총 소속단체로 정치 성향은 민주노동당에 가깝다”며 “이들은 교사의 의무인 학생 생활지도도 하지 않고 학교 폭력, 왕따 사건이 일어나도 개입을 하지 않는다. 진학 지도조차 안한다. 이들은 친북좌익 교육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정 교사는 “전교조에 의해 순수한 학생들이 사회주의 혁명론자, ‘학생 동지’로 변하고 있다”며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김선일씨 유족은 위로금으로 10억원을 받고 서해교전에서 사망한 해군장병 유족은 단지 3000만원의 위로금을 받았다. 이런 기막힌 차이는 바로 전교조와 좌익 세력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개탄했다.

    토론자로 나선 문경호 대전외고 교사는 전교조에 대항하는 교원단체의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하며 교과서 왜곡 문제 제기가 일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   

    박근혜 "'살아있는 교과서'인 각료가 아이들에 악영향, 실력없으면 행동이라도 발라야"

    이날 토론회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참석, 2시간여동안 토론회를 경청했다. 또 신임 원내대표인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김기춘 이계진 정병국 진수희 의원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토론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과서 왜곡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학교에서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평생 인격과 일생의 가치관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교과서야말로 진실을 담아야 하고 최고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된 내용이 담겨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교과서 왜곡 문제를 토론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사랑이 아니라 증오를 배우고 있고 조국의 역사가 부끄러운 것이며 정통성이 없다고 배우고 있다. 몇십년후 이 엄청난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욕설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살아있는 교과서’이어야 할 정부 각료가 상스러운 욕과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것도 문제”라며 “실력이 없으면 언행이라도 발라야 하는데 정부 관료라는 사람들이 반 교육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점이 현 정권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