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상암 문화비축기지서 개막, 세계 최초 공식 디지털 특별전항공우주 초정밀 스캐닝 기술로 붓터치·질감까지 완벽 재현한·러 문화 교류의 신호탄, 2027년 한국 내 디지털 센터 설립 추진
  • ▲ 에르미타주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 겨울궁전 외부 전시 이미지.ⓒ아트웍스
    ▲ 에르미타주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 겨울궁전 외부 전시 이미지.ⓒ아트웍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첨단 기술의 옷을 입고 한국 관람객을 맞는다.

    아트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 아트웍스는 오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 상암 문화비축기지에서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를 개최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18세기 중반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황제의 공식 겨울 거처다. 예카테리나 2세는 유럽 각지에서 미술품을 수집해 이곳에 보관하며, 황실 컬렉션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했다. 박물관의 전시 동선 길이는 27km에 달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 등 300만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단순히 1분씩 감상해도 전체를 둘러보는 데 약 6년이 걸린다고 알려진 방대한 규모다.

    '찬란한 에르미타주'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의 물성(Physicality) 구현'이다. 러시아 항공우주 산업에서 우주선 외관을 검사할 때 사용하는 초정밀 스캐닝 기술이 예술에 접목됐다. 이를 통해 단순한 영상 전시를 넘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든 붓질의 궤적, 물감의 미세한 층위, 조각의 내부 구조까지 생생하게 구현했다.
  • ▲ 지난 28일 열린 '찬란한 에르미타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소개를 하고 있는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아트웍스
    ▲ 지난 28일 열린 '찬란한 에르미타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소개를 하고 있는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아트웍스
    상암 문화비축기지는 과거 오일 쇼크에 대비해 석유를 담아두던 보안 시설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독특한 원형 탱크 구조를 활용해 에르미타주의 본관인 '겨울궁전'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공간 음향 시스템을 통해 관람객은 마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화려한 궁전 내부를 직접 거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는 "에르미타주가 직접 제작한 디지털 명작을 해외에 처음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원작의 물성과 공간 경험을 동시에 전달하는 새로운 전시 형식"이라며 "석유를 담던 폐쇄적 공간이 세계적 문화유산을 담는 그릇으로 변모하는 과정 자체가 관람객에게 색다른 영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는 △앙리 마티스 '춤'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모자(베누아의 성모) △클로드 모네 '생타드레스의 정원 속 여인'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배우 잔 사마리의 초상' 등 디지털 회화 20여 점과 △미켈란젤로 '웅크린 소년' △콕스 '공작 시계' 등 디지털 조각 작품 8점이 포함됐다.
  • ▲ 에르미타주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 내부.ⓒ아트웍스
    ▲ 에르미타주 공식 디지털 특별전 '찬란한 에르미타주' 내부.ⓒ아트웍스
    에르미타주가 공식 디지털 IP를 활용한 첫 해외 전시지로 한국을 낙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과 한국의 우수한 IT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팬데믹과 국제 정세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된 민간 차원의 문화 신뢰 관계가 밑거름이 됐다.

    유 대표는 "이번 디지털 프로젝트는 원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는 새로운 플랫폼"이라며 "향후 한국의 제작 기술이 결합된 공동 콘텐츠를 개발해 전 세계 에르미타주 네트워크에 역수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측은 전시를 기점으로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간다. 2027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에르미타주 분관 개관과 발맞춰 '한국 에르미타주 디지털 센터' 설립을 추진하며, 전시 기간 중 미하일 피오트롭스키 에르미타주 박물관장의 방한도 예정돼 있어 양국 문화 교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