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사웨, 마라톤 2시간 벽 깨런던 마라톤서 1시간 59분 30초
  • ▲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뉴시스 제공
    ▲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뉴시스 제공
    인류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인류의 진화는 일반적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이 긴 과정을 거쳐, 지성과 육체 모두 진화의 걸음을 걸으며 현대 인류에 이르렀다. 인류의 진화는 끝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 인류에는 '불가능'할 거라는 육체적 벽이 있었다. 인류가 해낼 수 없는 불가항력적 영역이었다. 인류의 육체 진화의 종말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바로 마라톤 '2시간의 벽'이었다. 지구의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 가장 큰 고통을 동반한 스포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다. 

    42.195㎞를 쉬지 않고 뛰어야 한다. 체력, 지구력, 인내력, 스피드, 밸런스 등 모든 것이 완벽해야만 완주할 수 있는 종목. 

    마라톤은 역사는 찬란하다.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와 아테네의 전쟁. 아테네의 승전 소식을 뛰어가 전한 전령 페이디피데스를 기리는 뜻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896년 제1회 올림픽인 아테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42.195km라는 거리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채택됐다. 

    이후 수많은 마라톤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시간의 벽은 깨지지 않았다. 100년을 넘게 기다려도 깨지지 않았다. 때문에 인류는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 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케냐의 켈빈 키프텀이 세운 2시간 00분 35초였다. 

    그러나 인류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 2026년 4월 26일. '118년'의 벽이 깨졌다. 인류가 최초로 2시간의 벽을 깨부쉈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 키프텀이 세운 기록을 무려 1분 5초나 앞당겼다. 꿈의 기록을 썼고, 인류의 진화를 선포했다. 

    사웨는 코스 전반부를 1시간 29초에 주파한 뒤 후반부를 더 빠른 59분 1초에 뛰었다. 특히 사웨는 30∼35㎞ 구간을 13분 54초에 주파했고, 35∼40㎞ 구간은 13분 42초 만에 통과했다. 이는 100m를 16초 4에 뛰는 페이스다.

    놀라운 건 2위로 들어온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케젤차 역시 1시간 59분 41초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인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높은 벽을 2명의 인류가 동시에 무너뜨렸다. 

    인류의 진화는 지성의 진화, 육체의 진화의 시너지 효과로 일어났다. 스포츠 과학의 발달, 장비의 발전, 그리고 진화한 훈련법 등의 도움을 받았다. 실제로 사웨는 스폰서사가 제작한 100g의 무게도 나가지 않은 초경량 마라톤화를 신고 뛰었다.

    하늘도 도왔다. 날씨와 환경도 도움을 줬다. 이날 런던의 기온은 10도 중반대. 그리고 바람이 약했다. 신기록 탄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었다. 

    모든 것이 인류의 진화를 위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우연이 아니라 진화를 멈추지 않는 인류의 노력과 열정이 만든 위대한 역사다. 

    인류의 진화를 선언한 사웨는 "정말 행복하다.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힘이 넘쳤다. 모든 사람에겐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겐 이번 대회가 매우 중요했고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 4개월 동안의 집중 훈련의 노력이 결과로 이어졌다. 이 결과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