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공 업체 볼빅 입출고 수량 조작해 재고자산 가치 부풀려, 과징금 21억 부과골프 업계 침체 속 신뢰 깨는 골프 용품 대표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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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볼빅에 과징금을 부과했다.ⓒ볼빅 제공
한국 골프 업계가 '침체'의 길로 가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코로나19 시기에 역대급 호황기를 누렸던 골프 시장은 2023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골프 인구와 골프 소비 등 모든 것이 줄어들었다. 좀처럼 반전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해외여행이 금지됐던 코로나 시기에 국내 골프장은 미어터졌고, 자연스럽게 골프 상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MZ세대'의 합류가 폭발적 성장을 일궈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MZ세대의 SNS에는 골프웨어를 입고, 골프채를 들고, 골프장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유행할 정도였다.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골프의 시대도 끝났다. 많은 이유가 내재해 있지만,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돈'이다.비싸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활황기를 '물 반 고기 반'의 심정으로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가격을 올렸던 골프 업계가 철퇴를 맞은 것이다. 즉 높은 가격이 골프 황금기의 황금 문을 굳게 닫은 것이다.골프 업계의 상승 곡선을 이끌었던 MZ세대들이 이탈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부담스러운 가격에 골프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뒤로 빠지니 골프 시장은 활력을 잃었고, 내리막길이 열렸다.MZ세대를 다시 유입시킬 해법도 찾지 못했다. 그들은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러닝으로 갈아탄 지 오래다.모두가 골프 업계의 '위기'라고 한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 부활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도 모자랄 판에, 골프 업계의 '대표 주자'라 불리는 기업이 회계 부정으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한국의 골프공 대명사라 불리는 '볼빅'이다.볼빅은 골프 업계 침체와 경영 악화를 '회계 부정'으로 극복하려 한 것일까. 볼빅은 금융위원회(금융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금융위는 18일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볼빅에 과징금 17억 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에게도 각각 1억 8000만원, 1억 1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금융위에 따르면, 볼빅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재고자산 입출고 수량을 조작해 단위당 제조원가를 과대 계상하는 방식으로 기말 재고자산을 부풀렸다. 회계상 재고자산이 늘어나면 매출원가는 줄고 순이익은 증가하는 구조를 이용한 것이다.또 재고자산 수불부의 입출고 수량을 조작한 자료를 감사인에게 제출해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안진회계법인에도 과징금 1억 7000만원을 부과했다. 총 20억원이 넘는 과징금이다.앞서 올해 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볼빅에 대해 감사인 지정 3년과 함께 전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볼빅의 행위는 회계 투명성을 훼손하고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다.볼빅의 부정적 이미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골프 업계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2023년부터 볼빅은 부정적 이미지를 꾸준히 쌓았다. 재고자산 과대계상으로 코넥스 거래 정지, 볼빅의 코넥스 퇴출 위기 등의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해 앞에서 해결책을 만들지 못하고, 뒤에서 꼼수를 부렸다. 부정의 고착화. 이런 기업이 골프 업계의 부활의 '대표 주자'로 선봉에 설 수 있을까.앞서 언급했든 골프 업계 하락세의 결정적 요인은 MZ세대의 이탈이다. 이들을 다시 사로잡기 위한 방법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볼빅은 그 '첫 번째 기준'부터 충족하지 못한다.MZ세대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소비 철학이 있다. 무조건 유명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 그들은 제품에도 가치를 부여한다. 사회적 가치, 도덕적 가치, 긍정의 가치를 매긴다.기업 브랜드의 명성은 그다음이다. 얼마나 유명한 기업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기업'인지를 먼저 따진다는 의미다. 단적인 예로 조금 더 비싸더라도 학대하지 않는 닭에서 나온 달걀을 사는 것처럼.MZ세대는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공정한 기업, 공정한 제품에 지갑을 연다. 결과물보다 과정의 공정에 가치를 더 둔다. 즉 사회적 기업에 호응한다는 의미다. 제품의 품질과 가격 이전에 기업의 사회적 의무에 중점을 둔다는 의미다.정의로운가.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는가. 착한 기업인가.이런 기준을 내세우는 MZ세대의 시선에 볼빅은 '낙제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불공정하다는 이미지가 쌓인 볼빅은 MZ세대의 호응을 얻기에 힘들어 보인다.골프 업계의 부활, MZ세대의 재합류를 위해서라면 골프 업계 대표 주자 볼빅의 변화, 아니 '개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혁을 증명해야 한다. 하는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시대가 변했다.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는 것 역시 기성세대에는 통할지 모르겠지만, MZ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공정한 기업, 깨끗한 기업이라는 이미지 쇄신이 없는 한 볼빅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