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통합법 두고 野 텃밭서 때 아닌 기싸움6선 주호영, 탈당·의원직 사퇴 등 엄포당 일각 "이익 관련에만 민노총식 투쟁력"韓 제명-대여 투쟁 등 국면엔 역할 미미
  • ▲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TK 통합 관련 대구·경북 의원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TK 통합 관련 대구·경북 의원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 소속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TK 통합법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분열을 노출했다. 최근 대여 투쟁과 국민의힘 내분 상황에 손을 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던 일부 중진 의원들이 탈당과 의원직 사퇴를 거론하는 등 자당 원내지도부를 몰아붙이는 모습이 연출되, 당 일각에서는 본인들의 이해관계에만 목소리를 높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탄핵 정국, 당의 갈등, 대여 투쟁 등에서 제대로 목소리도 내지 않고 지켜만 보던 분들이 이렇게 파이팅이 넘치는 줄은 처음 알았다"면서 "의원직 사퇴는 TK 통합법에서 내밀게 아니라 당이 무너지던 지난 대선, 당의 갈등이 최고치에 달하던 시기에 결기를 보여줬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야당은 TK 통합법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서로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하는 것 같으니 우선 광주·전남 통합법만 처리하겠다"면서 광주·전남 통합법만 처리한 사실이 알려졌다.

    같은 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국회 부의장이자 6선 의원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은 "내 거취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며 "지도부에서 누가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했느냐"고 밝혔다. 

    반대 당사자로 지목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졸속 처리가 아니라 구체성을 띈 TK 통합법을 만들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의 항의를 받은 송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에 사의를 표하며 전날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주 의원은 "당이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 끝내 실망스러운 조치를 취한다면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까지 고민할 지경"이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대구 지역 의원들은 회동을 하고 전날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원내지도부에 전달했다. 같은 날 경북 지역 의원들도 회동을 가지고 13명 중 8명이 찬성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TK 통합법 즉시 통과 입장을 받아들였다. 국민의힘은 사의를 표명한 송 원내대표를 재신임하며 갈등은 수습 국면을 맞았다.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당내에서는 여당의 '이간계'에 놀아났다는 평가와 함께 민감한 사안에 입을 다물던 인사들이 지역 현안에 파이터 기질을 보이자 '낯 뜨겁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의 텃밭에서 공천을 받아 중진 의원이 된 인사들이 어려운 당의 상황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자신의 이익과 관계된 법안에만 의원직 사퇴를 거론하는 등 투쟁력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여 투쟁과 당의 현안 등에서 물밑 조율과 목소리를 내는 인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당연한 역할을 하고 있는 송 원내대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임이자 의원 정도가 현안에서 목소리를 내고 투쟁력을 보여주는 정도다. 

    국민의힘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이후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수차례 노출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직후 치러진 대선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대선 패배 이후 장동혁 체제가 들어선 이후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당원게시판 의혹 징계 등으로 시끄러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 등으로도 의견이 나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특히 당의 지역 기반인 TK 중진들의 행태가 비판 대상이 됐다. 무게감을 보이며 당 분열의 중재를 하는 대신 자신들의 정치 손익계산에만 발 빠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는 주 의원을 비롯해 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를 선언했다. 당의 중심을 잡고 쓴소리를 해야 할 텃밭 중진들이 양지만 찾아다닌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심지어 주 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통일교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동안 단식장도 찾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중진, 초·재선 의원, 연결고리가 없는 유승민 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단식장을 찾아 장 대표를 위로했지만 주 의원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진들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에는 몸을 사리다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 사안에는 민노총 같은 투쟁력을 보이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면서 "자기 자리를 가져가기 위해 핏대를 세우고 의원직 사퇴 엄포를 놓는 대신 우리 당의 위기 국면, 보수 진영이 무너질 때 이런 투쟁력을 보여줬으면 당이 이 꼴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