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핵·미사일 포기 불가"…시간 벌기 전략 한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FP 연합뉴스
    미국의 핵 포기 압박과 군사 공격 위협 사이에서 이란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정권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거부하자니 대규모 공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란 정권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연구위원은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가 타협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정권의 근간을 흔드는 수준의 양보는 불가능하다"며 이란이 "미사일 증강과 대리 세력 지원,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대대적인 군사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는 지난해 이란과 이스라엘 간 이른바 '12일 전쟁'이 있었던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네수엘라에서 기습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데 성공한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적 자신감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여기에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민심 이반이 심화된 점도 미국의 압박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을 중동에 급파한 데 이어 추가 함대 파견까지 공언하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국이 실제로 다시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이란 정권은 또 한 번 중대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미 반정부 시위와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약화된 이란 정권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앨런 아이어 연구위원은 WSJ에 "지금 이란의 전략은 시간을 버는 것뿐"이라며 "약한 입지에 있을 때는 타협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미국이 군사 옵션에 앞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이른바 '유령 함대' 유조선을 차단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는 방안으로, 이는 최근 마두로 정권을 압박할 때 사용한 전술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