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애도기간에 당무 '스톱'정청래, 합당 역풍 속 숨 고르기전 당원 투표 실시 방침 밝혔지만투표 정족수 충족 여부가 관건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는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판이 떨어지고 있다.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는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판이 떨어지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애도기간 동안 당무 전반을 최소화하기로 하면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선언으로 당 안팎의 반발에 직면했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 지적에 대한 타개책으로 전 당원 투표를 꺼내들었지만 가결 여부조차 불투명해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전 총리 장례기간을 당 차원의 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필수 당무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연기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하고자 계획됐던 정책 의원총회도 잠정 보류됐다.

    당의 중대 사안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으로 궁지에 몰린 정 대표로서는 여론의 공세를 잠시 피하고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기간 정 대표는 공개 행보를 최소화한 채 추모에 집중하면서도 물밑에서는 합당 추진을 위한 의견 수렴과 내부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당원 투표를 위한 밑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합당 제안 계획을 당 지도부에도 20분 전 공유하면서 '날치기'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전 당원 투표를 꺼내들며 수습에 나선 바 있다. 

    그는 합당 제안 당일인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의 뜻을 묻는 절차, 전 당원 토론 절차 그리고 당헌당규에 맞게 전당원 투표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관건은 전 당원 투표의 통과 여부다. 민주당 당규 제38조는 전 당원 투표는 전 당원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 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투표율이 저조하면 정족수 미달로 투표 자체가 불성립돼 절차가 중단된다는 의미다. 앞서 정 대표의 전당대회 핵심 공약 중 하나인 '1인 1표제'는 중앙위원회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정 대표 측은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할 경우 충분히 합당 찬성에 대한 의견을 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원 및 지지층 기류는 다르다. 합당에 반대파를 중심으로 정족수 미달을 노리고 "전 당원 투표까지 갈 일도 아니다", "투표를 무시하면 전 당원 투표 자체가 불성립한다"며 전략적으로 투표 불참에 나서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족수를 충족하더라도 반대 의견이 더 많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지지자는 "주변 여론만 살펴봐도 합당에 찬성한다는 목소리는 극히 드물다"며 "정 대표가 민심의 척도라던 딴지일보에서도 합당에 대한 분위기는 엇갈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어차피 합당 반대 의견이 과반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 대표가 야심차게 띄운 합당이 의견 수렴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리면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지난 주말에는 민주당 당사 앞에는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러려고 대표로 뽑은 줄 아느냐"면서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지도부 내에서도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원대회를 열어서 전 당원들에게 퇴진 여부를 묻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당 안팎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합당 성사 여부가 정 대표 리더십의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1인 1표제 반발에 이어 두 번째 위기에 직면한 듯 하다. 통합이 중요한 건 모두가 알지만 어렵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이라며 "정 대표에게 또 다른 묘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합당이 정 대표 체제의 최대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