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교란 범죄' 강경 대응 기조법원, 구속영장 기각에도 혐의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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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수사 대상 제분업체를 7곳으로 확대하고 담합 규모를 4조 원대 이상으로 추산했다.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3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전·현직 대표이사 등 고위급 임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사실관계 또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수사 기관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면서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당장 구속은 면했지만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향후 형사 기소와 행정 처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거나 출하 물량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담합한 제분업계 전체를 겨냥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기존의 5개 제분업체에 대한 밀가루 담합 수사 대상을 7개 업체(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대선제분·삼양사·삼화제분·한탑)로 확대하고 이들의 담합 규모를 4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검찰은 이번 사안을 '서민경제 교란 범죄'로 규정하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사건 관계자 10명 이상을 입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발요청권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검찰총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달청장 등이 고발 요청을 하면 공정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공정위는 지난해 10월 7개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해 각 회사가 가격 협의, 출하 조정 등 담합을 했는지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지난해 12월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수년에 걸쳐 밀가루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맞추거나 출하 물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해 왔는지를 중점으로 살폈다.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외에도 검찰은 '서민경제 교란 범죄'에 대한 수사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삼양사와 CJ제일제당 전·현직 임직원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이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른 조치기도 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부당하게 담합해 물가를 올린 사례, 시장 독점력을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사례는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법조계는 이번 수사가 담합 범죄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963년 삼분사건, 2006년 밀가루 담합사건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법인에 대한 과징금과 벌금 처분만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