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보수 출신 이혜훈 각종 의혹에 지명 철회 與 지지층 여론 악화되자 뒤늦게 결단 靑 "통합 인사 계속" … 일각 선택적 협치 지적
  • ▲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전 의원에 대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면서 통합·협치를 내세운 인사가 한계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재차 '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진영을 뛰어넘는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의 국민적 평가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통합 인사를 명분으로 보수 정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당시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 기본적으로 통합과 실용 인사라는 두 축이 있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보좌진 갑질 정황, 부동산 투기, 부정 청약, 자녀 특혜 관련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공개적으로 이 전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부동산과 자녀 문제는 인사청문회 때마다 불거지는 단골 논란임에도 사전에 걸러내지 못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검증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보좌관에게 갑질을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토로했다.

    "본인 해명도 들어봐야 한다"던 이 대통령은 결국 청문회에서도 이 전 의원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임명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여권 지지층을 비롯한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청문회 이틀 만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통합 인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보수 진영 인사를 캠프에 영입하면서 통합 행보를 보였다. 취임 후에는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안전처장을 유임시켰다. 과거 국민의힘 대변인 신분으로 이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던 허은아 전 의원은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에 임명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선택적 협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민주당에 통일교·공천 헌금 '쌍특검' 입법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일대일 단독회담 요청을 거절했다.

    이 대통령 본인은 과거 민주당 대표일 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수차례 영수회담을 요청한 바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본인이 야당일 때는 영수회담 하는 것이 옳은 것이고 지금 대통령 되니까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통합 인사 기조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대통령이 인사의 폭에 운동장을 넓게 쓰고 통합의 정치를 하는 그런 인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경제는 보수적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통합 인사 기조는 실보다 득이 많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