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민→북향민 명칭 변경 논란국힘 "탈북민 의견 묵살 … 강제 추진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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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통일부가 탈북민의 반대 의견에도 '북향민' 명칭 사용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탈북민 등 정책 당사자의 의견 수렴을 제도적으로 담보하겠다는 취지다.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북한 이탈 주민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당사자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현행법은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 정착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작 정책 수요자인 탈북민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절차가 미비해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이에 박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통일부 장관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북한 이탈 주민 및 관계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듣도록 의무화하고 그 의견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이를 반영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최근 통일부는 2026년부터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 통합을 명분으로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탈북민의 53.4%가 명칭 변경에 반대한 것이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해당 결과를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겠다고 밝히며 도입을 강행해 논란을 키웠다.이 과정에서 정책 당사자 의견이 배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번 개정안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탈북민 사회에서도 '북향민'이라는 용어가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은 이들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북한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탈북'이라는 의미를 지우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특히 이번 논란은 과거 '새터민' 명칭 변경 사례와 맞물리며 반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05년 장관 재임 시절 '탈북민' 대신 '새터민' 용어 사용을 추진했으나 당시에도 탈북민 단체들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 것이 아닌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해 망명한 것이라며 반대했다.'새터'라는 표현이 현실을 희석시키고 오히려 차별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이러한 전례에도 20년 만에 다시 명칭 변경이 추진되자 탈북민 사회에서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자들과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용어 변경을 시도하는 방식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이다.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통일부가 당사자인 탈북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북향민이라는 생소하고 모호한 명칭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행정이자 사선을 넘어 자유를 찾아온 우리 국민의 정체성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명칭 하나 바꾼다고 탈북민의 삶이 바뀌지 않는 만큼 이름 고치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탈북민이 대한민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본분"이라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정부 정책 수립 과정의 민주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탈북민의 권익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