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ABC론 내놓자 김민석은 반대 의견"유명세 강남 지식인"발언 사과하며 개진"DJ 평가·검찰 개혁·ABC론 생각 달라"구주류와 신주류, 8월 전대 앞두고 신경전
  •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상윤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상윤 기자
    여권의 지지층 분열이 가시화되면서 간판 인사들 사이에서 선명성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범친문(친문재인)으로 평가받으며 당내 구(舊) 주류 역할을 한 인사들과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뉴이재명 지지층을 대변하는 신(新) 주류가 차기 당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뉴이재명 현상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함돈균 명지대 객원교수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리 정치가 좌우 해방 정국도 아니고 민주와 반민주, 민주와 산업화로 나뉘어 분열이 얼마나 고통이고 사회적 소모냐"라면서 "민주당의 관점으로 보면 모두의 당으로 가는 것이고 이것만큼 더 큰 외연 확장이 어디 있느냐. 이것이 뉴이재명이라는 현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구 주류를 향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한 교수는 "패권을 쥐고 있다가 확장과 통합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니 좁은 패권 속에 있다가 자기들의 지분이 약해지는 것에 화를 내는 것"이라면서 "이상한 세력이 들어온다고 한다. 국민 보고 이상한 세력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해체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당원 1인 1표제 등 각종 여권의 핵심 현안에서 범친문계와 친명계는 다른 견해를 보여 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 씨,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으로 대표되는 범친문계는 이념 색채가 짙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반면 친명계는 이념 색채 대신 실용주의적 관점으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견해 차로 여권 지지층이 갈라져 있다는 분석이다. 

    함 교수의 비판은 뉴이재명 현상을 둔 범친문 인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나온 비평이다. 최근 뉴이재명 현상을 두고 구 주류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관측되고 있다.

    범친문 인사인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함 교수를 '뉴라이트'라고 주장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뉴라이트는 좌파 진영 운동권 사상을 추종한 인사들이 전향해 우파로 돌아선 '신 우파 세력'을 의미한다. 좌파의 민족사관을 비판하며 데이터와 수치를 기반으로 한 근대사관을 강조해 왔다. 좌파 진영에서는 뉴라이트를 일제의 식민 통치를 옹호한다며 '친일사관'이라고 비판한다. 

    게다가 여권과 친노(친노무현)·친문의 대부로 불리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뉴라이트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여권 지지층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 첫 번째)가 지난 1월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 번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 두 번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 첫 번째)와 대화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 첫 번째)가 지난 1월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 번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 두 번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 첫 번째)와 대화하는 모습. ⓒ정상윤 기자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8일 친여 유튜브 '매불쇼'에 나와 여권 지지층을 A(가치 중심), B(이익 중심), C(A와 B의 교집합)로 나눴다. 

    A그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부터 이재명 대통령까지 지지를 이어가는 '전통적 지지층', B그룹은 "공천을 받거나 출세를 위해 나는 친명이다 나서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C그룹은 가치와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갖춘 리더"라고 했다. 사실상 뉴이재명을 B그룹으로 칭하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 대통령을 파는 사람들이라는 견해가 담겨 있다. 

    논란이 증폭되는 와중에 친명 핵심으로 불리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출되며 화제가 됐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김 총리와 텔레그램 채팅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뉴데일리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유 전 이사장에 대해 "(유)시민 형은 유명세, TV 출연 즐기는 강남 지식인 됐지"라고 평가했다. 

    문자가 화제가 되면서 김 총리는 사과문을 냈다. 그는 "본회의 얼마 전의 사적 대화 노출에 불편을 느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면서 유 전 이사장에 대한 존경심을 전했다. 

    하지만 장문의 사과문에도 김 총리는 유 전 이사장과 차별점을 정확히 구분했다는 평가다. 범친문에서 김 총리를 비판해 왔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검찰 해체 과정에서 입장 등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김 총리는 "(유 전 이사장과) 정치적 생각은 달랐던 적이 많다"면서 "DJ에 대한 생각도, 민주당에 대한 생각도, 국면에 대한 판단도 달랐던 적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 개혁 과정에 대한 논평의 정확성과 세밀함, ABC론의 타당성과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고 전했다. 

    김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 '사과를 통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평가받는다. 범친문계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김 총리가 자신의 정체성을 사과문을 통해 공식화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총리가 '사과 같지 않은 사과'로 자신의 격을 높이고 유 전 이사장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는 점을 말하고 나선 것"이라며 "김 총리의 시선이 총선 공천권을 쥔 차기 당대표 경쟁에 이미 가 있다는 것이 은연중에 드러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 뿐 아니라 또 다른 차기 당권 주자이자 친명 좌장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선명성 경쟁에 합류한 모습이다. 

    그는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제가 친문 세력과 싸우면서 당 대표가 됐다"면서 "이재명을 반대하고 저를 반대했던 친문 세력 상당수가 (2022년 대선에서) 선거운동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즉각 반발했다. 고 의원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통령은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 말했고 문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의 실패는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