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전환 미루면 더 가혹해질 것""채권 자경단, 응징 나설 수 있어"
  • ▲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로이터
    ▲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로이터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가 최근 일본 국채 급락 사태를 두고 "미국 정치권을 향한 강력한 재정 경고"라며 "향후 더 가혹한 시장의 심판이 뒤따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핀 CEO는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등장해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은 미 의회에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라며 "정치권은 우리의 재정(fiscal house)을 제대로 정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현재 미국의 상황이 일본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당장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핀 CEO는 "미국은 막대한 부를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은 현재 수준의 적자 지출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방향 전환을 미룰수록 그 변화에 따른 결과는 더욱 가혹(Draconian)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와 국경 보안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시타델과 시타델 증권의 고위 경영진 다수가 글로벌 인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스마트한 이민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주택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달리했다. 그는 미국 주택 시장의 근본적 문제는 "공급 부족과 과도한 규제"라며 정책의 초점이 수요가 아닌 공급 확대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핀 CEO는 미국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트롤링(자극적인 언행)을 할 때도 있겠지만, 그는 경청하는 사람"이라며 "기업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도쿄 채권시장에서는 30년물과 4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25bp(1bp=0.01%P) 이상 급등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혼란스러운 거래가 펼쳐졌다. 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Day)' 관세 부과 당시 글로벌 시장이 요동쳤던 이후 최대 폭의 변동이었다.

    특히 초장기물인 40년물 국채 금리는 재정 악화 우려 속에 4.2%를 돌파하며 2007년 발행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당국의 대응 기대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루 만에 21.5bp 급락하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장기 금리는 진정된 반면 단기물인 2년물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이는 22일부터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향후 긴축 기조에 대한 '매파적'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하락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구두 개입과 개입 기대에 따른 일시적 진정"이라며 "정치권의 감세 경쟁과 재정 재건 방안 간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한 '채권 파수꾼'들의 압박은 언제든 재개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