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세운 인사들 집결 … 사과 후 침묵한 한동훈단식 국면서 우파는 결집, 한동훈은 장면 밖으로
  • ▲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6일 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에서 의료진의 검진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6일 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에서 의료진의 검진을 받고 있다. ⓒ이종현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이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단식장은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인사들까지 모이는 보수 결집의 장면으로 바뀌고 있다. 사과와 반박을 동시에 내놓은 한동훈 전 대표는 이 흐름에 합류하지 않으며 고립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장 대표를 찾아 "당내 인사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 상의해 너무 늦지 않게 공동 투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남미 해외 출장 도중 장 대표의 단식 장기화 소식을 듣고 귀국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 치고 장 대표의 결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면서 "건강을 챙기고 투쟁의 길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한다"고 격려했다. 

    장 대표의 단식장을 찾은 인사들은 정치적 입장과 과거 갈등을 가리지 않았다.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인사들까지 단식장을 찾아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보태면서 단식은 개인의 결단을 넘어 보수·우파 진영 내부를 묶는 정치적 장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장 대표의 단식이 보수·우파 야권 결집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장 대표를 찾았다. 장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시점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장 대표를 방문했다. 유 전 의원은 장 대표에게 "지금 당이 가장 성실하게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아 보수를 재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와 정책·노선에서 거리를 보여왔던 유 전 의원이 직접 단식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다.

    같은 날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장 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고동진·안상훈·김건·유용원·정연욱·서범수·김예지 의원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장 대표와 대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문제에 있어서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어떻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보수로 어떻게 거듭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야 이재명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막아내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으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상임고문단도 단식장을 방문해 장 대표의 건강을 걱정하며 "적당할 때 몸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같은 날 장 대표를 찾아 "국민이 단식 중인 장 대표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지하고 있으니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장 대표를 찾았고 김태흠 충남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9일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다.

    결국 장 대표의 단식은 보수 진영 내부의 관계를 재정렬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인사들까지 단식장을 찾으며 보수 결집의 그림을 만들고 있는 반면, 한 전 대표는 이 흐름에서 이탈한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단식 국면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앞서 자신을 둘러싼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해당 사안이 '정치 보복'이라는 인식을 함께 드러내며 논란을 키웠다. 사과와 반박이 동시에 제시되면서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이후 추가 메시지나 행동도 없었다.

    그럼에도 당 안에서는 "장 대표가 사경을 헤맬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단식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한 전 대표의 단식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침묵이 이어지자 당 안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단순한 방문을 넘어 보다 분명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공개적인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단식 참여 여부를 두고 선택의 시간이 이미 지났다는 인식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가 장 대표를 찾아오는 걸 넘어서 '동조 단식'을 하든지 아니면 '장 대표는 그동안 몸이 안 좋아졌으니 병원으로 가시라, 내가 이어서 하겠다'는 결기를 보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도 같은 날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서 "농성장에 오고 안 오고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지금 죽을 각오로 당대표가 쌍특검을 관철하기 위해서 외롭게 싸우고 있다"며 "이런저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와서 장 대표가 하려고 하는 일에 힘을 실어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