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으로도 형사 피해자 부담 ↑"보완수사권 폐지? 구제 기회도 요원해져"野 "권력 방탄 위해 범죄자 천국 만들어"
  • ▲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김용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안을 발표한 이재명 정부가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가운데 여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완전 폐지'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법조계와 야권에서는 "형사 피해자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정치셈법"이라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중수청·공소청법안과 관련해 보완수사권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논의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를 두고 정부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듯 보였지만, 민주당 강경파의 반발이 커지자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방일(訪日) 중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민주당에서 검찰청 폐지와 재편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던 김용민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두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관련 문제로 정성호 법무부장관에게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대장동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등 여권은 이들이 주로 '검찰공화국'으로 지칭하는 윤석열 정권처럼 보완수사권이 '정적 제거용 수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했을 때 과거 윤석열 정권에서 목도한 것과 같은 정치검찰, 정적 제거 수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 질문에 우리는 '그럴 일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범죄 피해자의 억울함을 구제받을 통로와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는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말 그대로 검찰이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 등을 말한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밀어붙인 검경 수사권 조정만으로도 형사 피해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전에는 검찰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있어 이의신청이 없어도 송치된 사건에 대해 수사 종결을 포함, 보완·재수사 등을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의신청 절차가 생긴 이후에는 형사 피해자들이 과거에는 들이지 않았던 변호사 비용 등을 부담해야 해서 피해자 보호 공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검사는 1차 수사권을 가진 경찰의 증거, 송치 의견 등 서류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해서 피해자 구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의 중요성은 2022년 국내에 충격을 안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중상해 사건으로 검찰 송치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 및 재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고 그 결과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등검찰청 출신 임무영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원챔버)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사가 미진했을 경우 기소뿐만 아니라 불기소하는 데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혐의가 인정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도 기소의견을 낼 때 보완수사를 안 하면 기소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또 "더 큰 문제는 경찰이 기소인지 불기소인지 어떤 의견을 냈는지 알려주지 않는 데다 사건이 종결된 건지 안 된 건지 알 수 없어서 당사자로서는 사건이 허공에 떠있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보복 때문에 논리와 관계없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버리겠다는 것은 국민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범죄자 천국 만들기"라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보완수사권이 없다면 공소청은 패소 책임을 피하기 위해 기소를 회피할 수밖에 없으며 사건 핑퐁과 중복 수사, 중대범죄 수사의 지연으로 대한민국은 범죄자 천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방탄을 위해 형사사법 시스템을 붕괴시키려 한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