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심판원 결정은 외압 대상 아냐"재심 청구로 최고위·의총 표결 보류사태 장기화 시 비상징계권 발동 가능성
  • ▲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출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출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한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해당 결정 이후 지도부 인사들에게 심적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 윤리심판원 결정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정청래 대표가 굉장히 괴로워했다"며 "사무총장과 일부 최고위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힘들다, 괴롭다'는 이야기를 10여 분가량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로서 이런 문제가 당에 발생한 것 자체가 가장 괴롭고 힘든 상황일 것"이라며 "민심과 당심, 인간적인 고뇌 사이에서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윤리심판원의 판단에 대해 당 차원의 개입이나 추가 판단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리심판원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되는 독립기구로, 그 판단과 절차는 외압이나 정치적 유불리의 해석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당은 이번 심판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재심 절차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돼 조속히 결론이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약 9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일부 의혹에 대해 징계 시효 논란이 제기됐지만,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발생한 숙박권 수수 및 고가 식사 논란 등 시효가 남아 있는 사안만으로도 제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내대표는 윤리심판원의 제명 의결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느냐.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4일 최고위원회의, 15일에는 의원총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추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 신청 의사를 밝히면서 해당 절차는 미뤄지게 됐다. 당규상 윤리심판원은 재심 신청이 접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심사와 의결을 마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재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정청래 대표가 비상 징계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규는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거나, 긴급히 처리하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