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레드팀' 자처한 조국혁신당 선전 기원정청래는 文에 '남북 대화' 역할 요청하기도李 강성 지지층 "문재인 탈당하라" 요구
  •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촬영하고 있다.ⓒ조국혁신당 제공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촬영하고 있다.ⓒ조국혁신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정부의 '레드팀'을 자처하고 나선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의 선전을 기원하는 발언이 도화선이 된 모양새다.

    2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전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차례로 예방한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새해를 맞아 전임 대통령을 방문하는 것은 관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을 찾아 분란의 소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맞이했다. 조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내란 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을 위해 지방선거 압승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레드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역할이 민주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극우 내란 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이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하면서 "큰 연대의 틀을 유지하며 민주 진영의 큰 승리와 조국혁신당의 의미 있는 성과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조국당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부가 생각하지 못하거나 힘이 미치지 못한 부분에서 조국혁신당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취약점과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로서 '레드팀'을 내세운 조국당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됐지만 이에 대한 친명(친이재명) 지지층의 반발은 거세졌다.

    정청래 지도부의 문 전 대통령 예방 영상이 게시된 민주당 공식 유튜브 '델리민주'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토하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특히 이 중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어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이 강조하는 '레드팀'을 사실상의 '반명(반이재명)·반정부 투쟁'으로도 해석하는 등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역할을 당부하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곧 이 대통령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으로도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제공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제공
    정 대표가 남북 대화의 장을 여는 데 있어 문 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지지자들 사이에선 빈축을 사고 있다.

    정 대표는 전날 문 전 대통령에게 "전임 대통령으로서 기회가 왔을 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문 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에서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사퇴 등을 둘러싸고 명·청 갈등에 이어 명·문 대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국면에서 현 권력이 아닌 전임 대통령의 역할과 존재감을 부각하는 것이 적절했냐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재영입한 이언주 최고위원은 평산마을 방문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친명반문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 대표의 행보가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새해를 맞아 당 지도부가 전임 대통령을 예방하고 덕담이 오가는 것은 의례적인 것이기 때문에 확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당이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지지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고 있고 우리 당이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